• 13일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겐 정신없이 바쁜 날이다.

    이날은 한나라당이 열린우리당의 사학법 개정안 강행처리를 규탄하기 위해 장외로 나가는 첫날이다. 오전 11시30분 서울 명동에서 장외집회를 갖고 오후 5시엔 서울역 앞에서 거리집회를 할 방침이다.

    박 대표가 12일 '전투복'인 바지정장 차림으로 소속 의원들에게 "당의 모든 힘을 사학법 무효투쟁에 쏟겠다. 지도부부터 비장한 각오로 임해 달라"고 당부한 만큼 이날 장외집회는 당이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또 비슷한 시간 당의 최대 핵심조직인 중앙위원회의 의장도 선출해야 한다. 당초 중앙위는 6일 중앙위 의장선거를 계획했다. 그러나 일부에서 "정기국회 회기 중에 당내 행사를 하는 것은 부적합하다"는 문제제기로 인해 13일로 연기했다.

    한번 선거일을 연기한 탓인지 한나라당은 중앙위 의장 선거도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중앙위 의장선거 역시 한나라당엔 매우 중요한 선거다. 중앙위는 1만5000여명의 회원을 가진 당의 최대핵심조직으로 사조직이 없어진 정당구조를 볼 때 중앙위의 역할은 상당하다.

    무엇보다 당 혁신안 통과 이후 첫 번째 치러지는 당내 선거로 한나라당 안팎에선 이번 선거결과에 따라 당의 변화와 개혁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지, 혹은 '도로 한나라당'으로 전락할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선거로 평가하고 있는 것도 사실.

    박 대표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정상 어느 한 부분은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명동에서 열리는 거리집회가 오전 11시30분에 시작하고 중앙위 의장 선거는 오후 1시 김포공항에서 개최된다. 박 대표는 일단 명동 집회에 참석한 뒤 중앙위 선거결과가 발표될 때쯤인 오후 4시50분 대회장으로 이동한다. 이어 저녁 6시엔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리는 '한센인 후원의 밤'에도 참석한다.

    이때 당의 거리집회는 장소를 서울역으로 옮겨 5시부터 장외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박 대표 일정엔 오후 5시에 열리는 서울역 집회 참석은 빠져있다. 결국 박 대표는 당 변화의 시발점이 될 중앙위 의장선거도 소홀히 할 수밖에 없고 자신이 "당의 모든 힘을 사학법 무효투쟁에 쏟겠다"고 한 약속도 제대로 지키기 힘들게 됐다.

    또 중앙위 선거로 일부 의원들이 불참할 수밖에 없어 장외투쟁도 127명 한나라당 의원 전원이 참석하지 않는 반쪽짜리 집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중앙위 측 관계자는 "중앙위 선거에 당이 너무 소홀하다"고 불만도 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