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시국회를 맞는 한나라당의 모습이 비장하다. 한나라당은 임시국회 첫날인 12일 모든 당력을 사립학교법 무효투쟁에 집중시키겠다며 “모든 국회의사 일정은 올 스톱”이라고 선언했다. 이로써 임시국회는 그 시작부터 파행이 불가피해 정국은 급랭하고 있다.

    박근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한나라당은 당의 모든 회의와 당무를 ‘사학법 무효투쟁 및 우리 아이 지키기 운동본부’의 회의․계획․활동 등을 점검하고 추진하는 체제로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그 어느 때보다도 단호한 목소리로 “지도부에서부터 비장한 각오로 임해줄 것을 바란다”고 당부했으며 강재섭 원내대표는 "오늘부터 모든 국회의사 일정은 올스톱"이라고 경고했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의 장래를 좌우하는, 우리나라 장래와 직결된 것은 교육”이라며 “우리나라의 장래와 우리아이들의 교육을 좌우할 중요한 법안을 아무런 합의도 없이 날치기로 통과시킨 것을 중차대한 사태”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여당은 우리나라에 있는 2077개 사학 중 문제 있고 비리 있는 35개 사학을 빌미로 전체 사학의 자율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위헌적 악법을 날치기로 통과시켰다”며 “한나라당은 당의 모든 당력을 사학법 무효투쟁과 우리아이 지키기에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이날 사학법과 국가정체성의 연계에 대해 '색깔론 역풍' 등의 당내 우려의 목소리를 의식한 듯 “반미․친북 이념 주입 의도” 등을 발언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지난 9일 열린당의 사학법 강행 처리 당시 치마를 입고나와 과연 저지 의지가 있느냐는 의문을불러일으켰던 박 대표는 이날 바지로 갈아입고 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강두 최고위원은 “교육이야 말로 미래의 희망이며 장래로 이번 사학법을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이 통과시킴으로 해서 교육 경쟁력은 더욱더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이번 통과된 사학법은 10년 전 전교조가 이미 제안한 법을 자구 몇 개 고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쟁력 없는 사회주의 교육으로 갈 것인지 우려하고 있다”며 “박 대표는 중심으로 당원들이 뭉쳐 사학법 저지 운동에 끝까지 투쟁해 결실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 소장파의 좌장인 원희룡 최고위원도 사학법 저지와 임시국회 의사일정 거부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냈지만 이번문제를 국가정체성과 연관시키는 박 대표 등과는 다르게 그 처리 과정상의 부당함을 더 강조했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여당이 임시국회를 소집했지만 사학법에 대해서는 열린당과 한나라당간에 오랜 기간 걸친 협상과 토론으로 의견접근이 이뤄지는 상황이었다”며 “그럼에도 군사작전 하듯 일방적으로 힘을 과시하는 듯 강행처리한 것에 대해서는 열린당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성토했다.

    원 최고위원은 이어 “임시국회 소집 요구는 협상 상대와 의회정치의 상대로 야당을 무시한 자신들의 도발행위에 대한 책임 조치 없는 것으로 부당하다”며 “야당으로서는 응할 수 없음을 확인시키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