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이 사립학교법 국회 본회의 통과에 대해 ‘원천무효’ ‘장외투쟁 선포’ 등의 카드를 꺼내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지만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한나라당의 ‘안일한 대응방식’을 질타하며 사학법 저지에 대한 한나라당 의지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 지지 성향의 네티즌들은 한나라당 홈페이지를 통해 결사항전 의지를 밝히며 몸으로라도 막겠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사학법 통과를 막지 못한 데 대해 “과거 이런 야당은 없었다”는 등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더욱이 여당이 ‘사학법=비리사학 척결’이라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준 데 반해 한나라당은 사학법을 반대하는 이유를 제대로 알리지 못해 ‘사학법 반대=비리사학옹호’로 비쳐지는 양상도 보여 자칫 ‘국민과 함께’하는 장외투쟁이 아닌 ‘나홀로’ 장외투쟁이 될 우려도 낳고 있다.


    “부실·보신주의·무투쟁당 한나라" 비난 쇄도

    사학법이 결국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10일 한나라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사학법의 부당함을 성토하는 목소리와 함께 이를 막지 못한 한나라당에 대해 ‘부실당’ ‘보신주의당’ ‘무저항당’ ‘무투쟁당’이라는 비난 글이 쇄도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특히 한나라당의 사학법 저지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내며 “적당히 하는 체하다 발 빼기”(아이디 ‘psk200000’) “집권을 포기했느냐, 정신차려라”(citizens) “야당이 존재할 필요성이 없어졌다”(math0203)는 등 야당인 한나라당의 자세에 대해 성토했다.

    아이디 ‘tata1212’는 “한나라당의 안이한 대응방식과 보신주의에 실망했다”며 “한나라당은 숫자에서 밀렸다고 하지만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었음에도 몇 명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학법 통과를 멀거니 ‘넋 나간 사람’처럼 지켜봤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나라당은 이번 사학법 통과에서 보여주듯이 ‘부실당’ ‘보신주의당’ ‘무저항당’ ‘무투쟁당’이요 자못 그 존재이유가 없는 당처럼 보였다”며 “이럴 바에야 차라리 한나라당은 의원직 전원 사퇴를 통해 국민에게 준 고통에 대해 엎드려 사죄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murang66’은 “4대 악법 중 3개를 통과시켰으니 나머지 국가보안법도 지킬 것이라고 누가 믿겠느냐”며 “박근혜 대표는 자진해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그는 “친 김정일 수구좌파 전교조가 학생들에게 수년간 이념 사상 교육을 하는 것도 막지 못하는 판에 사학악법까지 통과시켜 학교 운영까지 전교조 수중에서 휘둘리게 했으니 책임져라”며 “사학법을 통과시킨 것은 한나라당이 (막을) 의지가 없었다는 것 밖에 더 되느냐”고 질타했다.

    ‘coreajjh’는 “국보법 보다 그 영향력이 큰 사학법이 통과됐는데 부수적인 국회의장 사퇴가지고 되겠느냐”며 “이 나라의 교육이 붕괴되는데 국회의원직이 무슨 소용이냐. 의원직 집어 던지고 국민과 함께 투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qhtnwkd’는 “과거 야당은 물리적으로 저지한다면 무슨 방법을 쓰든 통과를 저지시켰다”며 “그런데 야당 대표까지 반드시 막겠다고 한 것을 결과적으로 통과시켰다”고 개탄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자신들의 논리를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게 설명해야 하는데 할 말도 제대로 못하고 화만 잔뜩 나 있는 모습이었다”며 “한나라당은 이제 어떻게 할 것인지 참으로 딱하다”고 말했다.

    ‘mylee1004’는 “사학법의 취지는 재단의 전횡을 막고 투명성 제고하자는 것이지만 학교운영위원회를 장악하고 있는 전교조가 결국 학교 전체를 주무르게 될 것”이라며 “다른 방법으로도 충분히 재단을 견제할 장치를 만들 수 있는데도 이 방법을 사용한 것은 다른 목적이 있음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교조가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권력을 휘두를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며 “문제는 전교조가 교육 뿐만 아니라 한국의 핵심 권력으로 떠오른다는 것으로 사학법 통과는 우리사회의 큰 변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나라당이 왜 사학법 반대하느냐” ‘비리사학옹호당’ 비난도

    또한 한나라당이 사학법을 반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지적도 많아 사학법 국회통과 무효를 위한 장외투쟁 등 전력질주를 다짐하고 있는 한나라당 앞에 또 하나의 장애물이 놓인 셈이 됐다.

    여당의 사학법 개정안은 전교조의 사학 점령 의도로 비리사학은 철저한 감사를 통해 척결이 가능하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이 제대로 ‘먹히지’ 않은 것이다. 오히려 ‘한나라당이 사학법을 반대하며 비리사학을 감싸고 있다’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는 모양새다.

    ‘cloud9_reloaded’는 “한나라당이 사학법을 반대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냐”며 “한나라당은 또 그놈의 ‘선천성 반대 증후군’이냐”고 비꼬았다. 그는 또 “이번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간다”며 “여당이 괜찮은 법안을 내니까 초나 쳐보자는 심보냐”고 힐난했다. ‘dino5947’은 “한나라당이 나서서 더 강한 법을 만들자고 해야 할 판에 이게 무슨 짓이냐”며 “한나라당이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사학의 권리가 학생들이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을 권리보다 중요하냐”고 반문했다.

    ‘hanaro77’은 “썩은 사학을 도려내야 좌익들이 설치지 못한다는 것이 만고의 진리 아니냐”고 비난했으며 ‘keytos’는 “사학의 비리가 어디 하루 이틀 문제냐. 사학재단으로부터 정치자금이 꽤 들어오는 모양”이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