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당한 트림프식 협상, 제정신으로 돌아와야 할 때
  •  "북한인권위원회(HRNK)가 30일 북한 정치범수용소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최초 공개했다.
    북한인권위원회는 남북·미-북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북한 정권의 끔찍한 인권 범죄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국제사회가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VOA) 보도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과 한창 강경하게 대치할 때 탈북 인사들을 자신의 의회연설에 초청하는 등 북한 인권 참상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표했다. 그러다가 김정은과 싱가포르에서 만난 이후로는 내가 언제 그랬다는 양, 폭군 김정은을 치켜세우기 시작했다.

     그거야 장사꾼 트럼프가 상대방과 협상할 때 지금껏 의례 써먹어 온 고전적 수법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트럼프가 얻은 게 뭐란 말인가? 지금 현재로서는 북한 핵 문제도 ‘꽝’이고, 북한 주민의 인권은 더더욱 찬밥 신세다.

     북한 인권을 외면해서 핵문제에서라도 득점했더라면 그나마 장사는 되었다고 내세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이것도 잃고 저것도 잃은 꼴이다. 왜 이렇게 됐나? 트럼프가 “이렇게 하면 될 것이다”라는 가설을 너무 섣불리 믿었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그 가설대로 놀아주기를 거부했다.

     그렇다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월 중간 선거를 치른 후엔 다시 싱가포르 이전으로 돌아가야 옳다. 강력한 힘의 우위에 기초한 한반도-동북아 평화 유지-이것 외에 김정은 북한에 대처할 길이 과연 또 있을까?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 문제를 인권문제의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야 한다.

    유태인 600만 명을 학살한 나치스와 부둥켜안고 춤을 출 수 있는가? 영국의 챔벌린 총리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가 전쟁을 만났다. 윈스턴 처칠 총리는 피와 땀과 눈물로 히틀러와 싸워 이겼다. 트럼프는 김정은 폭압이 히틀러 폭압보다 낫다고 생각하는가? 결코 낫지 않다는 걸 VOA 방송이 보도한 북한 정치범 수용소 사진은 생생하게 보여준다.

     자유국가 미국의 정신을 상징한 매케인 상원의원을 트럼프는 되새겨야 한다. 김정은을 향해 "네가 제일“이라는 식으로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려 보인 트럼프는 그런 웃기는 시늉을 하고서도 김정은에게 속아 넘어간 것을 창피스럽게 여겨야 한다. 김영철의 비밀서신은 ”미국이 계속 그러려거든 폼페이오가 올 필요가 없다“고 했다고 한다. 김정은이 거절당한 게 아니라 트럼프가 사절당한 셈이다. 원 저런, 어쩌다가 천하의 아메리카가...

     한반도 문제의 본질은 한반도의 반(反)이 히틀러-스탈린-폴 포트-이디 아민-빠빠(papa) 독 뺨치는 로그 스테이트(rougue state, 불량국가)의 폭군에 의해 장악돼 있다는 사실이다. 북한주민에 대한 외부정보 유입과 인권해방을 위한 백색선전(white progaganda)으로, 북한 주민-간부들을 김정은과 분리시키는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압도한 군사적 우위, 최대급 경제제재, 인권공략-이 세 가지를 동시에 구사해야 한다. 반미(反美)주의자들과, 우파로서 트럼프를 무척 신뢰하는 사람들이 동시에 야단 칠 소리를 했다.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2018/9/1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ci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