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전 0-1 패, 후반 5분 이기혁과 충돌하며 결승골 내줘체코전 2개 선방으로 역전승 사수… 기대 실점보다 1골 이상 막아냈다딸 안아보지 못하고 나선 4번째 월드컵, 25일 남아공전 32강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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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2차전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 장면. 대표팀 골키퍼 김승규가 공중볼을 잡아내는 과정에서 이기혁과 부딪히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 골키퍼 김승규(FC도쿄)가 19일 멕시코전 0-1 패배의 빌미가 된 실점을 두고 후배를 끌어안으며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일주일 전 체코전에서 두 차례 선방으로 역전승을 지킨 수문장다운 품격이었다.19일 오전 멕시코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A조 2차전 후반 5분 김승규는 높이 뜬 공을 잡으러 나섰다가 수비수 이기혁과 엉켰다. 그 사이 흘러나온 공을 멕시코 루이스 로모가 빈 골문에 밀어 넣었다. 패배를 부른 결승골은 그의 손을 거쳐 나왔다.그는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우리 팀 선수밖에 없다고 판단해 안전하게 잡으려 나섰다가 결과적으로 엉키고 말았다"고 밝혔다. "골키퍼는 아무리 잘해도 한 번 실점하면 모든 비판을 받아야 하는 자리"라며 "내가 더 집중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가장 먼저 한 일은 자책하는 후배를 끌어안는 것이었다. 김승규는 실점 직후 고개 숙인 이기혁에게 다가가 말없이 끌어안고는 "경기는 아직 안 끝났다. 지나간 실수는 빨리 잊고 결과만 좋게 만들면 된다. 우리가 뒤에서 버텨줄 테니 위에서 하나만 해결해 달라"고 다독였다. 같은 경기에서 그는 키뇨네스 등 멕시코 공격진의 슈팅을 3차례 쳐내며 더 큰 점수 차를 막았다.실점 장면은 영국 BBC가 "끔찍한 실수"라고 꼬집을 만큼 비판이 거셌다.불과 일주일 전 김승규는 같은 골문 앞에서 영웅이었다. 지난 12일 체코전에서 그는 후반 22분 황인범과 35분 오현규의 연속골로 뒤집은 1점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후반 37분 문 앞에서 터진 아담 흘로제크의 슈팅을 몸을 날려 걷어냈고 후반 추가시간 미할 사딜레크의 단독 슈팅마저 막아내며 2-1 승리를 지킨 골키퍼로 빛났다.경기 뒤 체코 미로슬라프 코우베크 감독은 "골키퍼가 그렇게 가까운 곳에서 때린 슈팅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그 장면이 승부를 갈랐다고 했다. -
- ▲ 18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2차전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0-1로 패한 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상대 감독만 인정한 것이 아니었다. 미국 ESPN은 한국이 승점 3점을 챙기는 데 김승규의 선방 두 개가 필요했다고 강조했고 NBC뉴스는 후반 추가시간 그가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2-1 리드를 지켜냈다고 전했다. 스포츠 통계매체 소파스코어도 0.64골을 막아낸 김승규에게 양 팀 골키퍼 가운데 가장 높은 7.4점을 매기고 그를 대회 1일 차 베스트 11에 올렸다.앞서 김승규는 무릎 부상으로 두 차례 수술대에 오르며 선수 생활의 갈림길에 섰지만 긴 재활 끝에 지난해 9월 대표팀으로 돌아왔다. 한때 조현우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다가 평가전에서 되찾았고 손흥민과 함께 2014년부터 2018·2022년을 거쳐 이번까지 통산 네 번째 월드컵 무대에 섰다. 울산 유스 출신의 187cm 골키퍼는 올해 만 35세다.골문 앞에선 누구보다 단단한 그였지만 그라운드 밖 태극마크를 단 그가 지키지 못한 자리는 있었다. 김승규는 지난 4일 첫딸을 품에 안았다. 정확히는, 안지 못했다. 그는 1만km 밖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훈련장에 있었다. 5월 25일 대표팀에 합류한 그가 받은 건 득녀 소식 한 줄이었다."딸이 태어났는데 곁에 있어주지 못했다." 담담한 고백 끝에 그는 한 문장을 더했다. "좋은 성적을 거둬 좋은 선물을 안고 돌아가고 싶다."한국 축구의 심장이 다시 뛴다. 토너먼트행, 아직 끝나지 않았다. 1승 1패로 승점 3점을 쌓은 한국은 오는 25일 오전 10시(한국시각)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남아공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이기면 조 2위 확정. 비기기만 해도 32강이다. 딸이 세상에 처음 눈을 뜨던 순간 곁을 지키지 못했던 그는 이번엔 두 손으로 한국의 토너먼트행을 책임지겠다는 각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