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수요 늘고 단맛 소비 줄어유청 단백질 등 대체 식품은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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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탕. ⓒ연합뉴스
'기적의 다이어트약'으로 불리는 GLP-1 비만치료제가 식품 소비 지형까지 흔들고 있다. 위고비 등에 사용되는 이 약물은 포만감을 높여 단맛에 대한 욕구를 낮추는데, 그 여파로 미국 설탕 가격이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각) 설탕 원료인 원당 선물 가격은 뉴욕에서 파운드당 약 13.86센트로, 2020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포지션도 지난해 말 급증해 5년 만에 최고치에 근접했다. 미 농무부(USDA)의 2025년 12월 수급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설탕 사용량은 전년 대비 23만 톤 감소한 1230만 톤으로 추정된다.전문가들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 확산이 설탕 수요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나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 같은 비만치료제는 포만감을 유도하는 호르몬을 활성화해 단맛에 대한 욕구를 낮춘다.지난해 12월 알약 형태의 GLP-1 약물이 처음 승인되면서 향후 약값 부담이 낮아질 경우 사용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브로커 마렉스의 구르데브 길은 "설탕 업계가 소비 감소에 당황하고 있다"며 "미국·멕시코가 주요 감소 지역이고, 유럽 또한 (수요가 줄어) 설탕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그는 "건강식을 선호하는 흐름 속에서 선진국의 설탕 소비는 수년간 꾸준히 감소해 왔다"며 "이 같은 약물의 등장으로 소비 패턴에 큰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설탕 시장은 소비자층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변화에 취약하다는 분석도 나온다.런던 소재 설탕 유통업체 차르니코프의 스티븐 겔다트 분석 책임자는 "상위 20% 소비자가 쿠키·아이스크림 같은 제품 판매량의 약 65%를 차지한다"며 "만약 이러한 '슈퍼 소비자'들이 GLP-1 약물을 복용하면 판매량이 급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번 가격 하락은 생산량 변화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해 더욱 주목된다. 전 세계 설탕 생산량은 연간 약 1억8000만 톤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브라질·인도 등 주요 생산국 가운데 감산을 예고한 곳도 없다.겔다트는 "최근 생산과 소비가 균형을 이루고 있고 재고가 쌓이는 현상도 없었다"면서도 "선물 가격은 지난 2년간 반토막이 났는데, 사람들은 일부 시장에서 소비에 차질이 발생한다는 점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했다.다만 생산자들이 곧바로 공급을 줄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탕수수 재배는 초기 투자 비용이 크고 재배 주기도 길다. 또한 많은 농가가 정부 지원을 받고 있어 국제 가격 변동에 따른 감산 유인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한편 설탕 가격 하락세와 달리 일부 유제품 시장은 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단백질 함량이 높은 제품 수요가 증가했고, 이에 따라 유청 단백질 가격도 오르고 있다. 월드패널 바이 누머레이터에 따르면 1월 코티지치즈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0% 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