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 달고 버티는데도 침묵 … 뉴노멀 외면 정치張 생명 걸었는데 … 쌍특검 협상 제자리野 "정치·국정 책임, 李·與 감당하게 될 것"
  • ▲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 수용을 촉구하며 여드레째 단식중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농성장 텐트에서 부축을 받으며 일어나고 있다. ⓒ뉴시스
    ▲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 수용을 촉구하며 여드레째 단식중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농성장 텐트에서 부축을 받으며 일어나고 있다. ⓒ뉴시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단식 8일째에 접어들면서 생명 위기 국면에 놓였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통일교 특검에 신천지 특검을 묶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2일 장 대표 단식 농성이 진행되는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민주당의 인면수심 DNA(유전자)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쌍특검을 거부하는 건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 수사 거부이자 드러나지 않는 몸통에 대한 수사 거부"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장 대표의 단식 농성에 대해 "(특검을) 하자고 말은 하는데 이런저런 꼬투리를 붙여서 협상 자체를 계속 지연시키는 것"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은 김병기 의원에 의한 공천 뇌물 사건 당시 당대표였다"며 "당시 칼잡이인 김 의원의 뇌물 수수 의혹을 당 차원에서 은폐했다면 정점은 이 대통령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답해야 한다"며 "통일교 게이트 특검과 공천 뇌물 특검을 수용하기 바란다"고 압박했다. 장 대표는 물과 소량의 소금만으로 버티는 단식이 일주일을 넘기면서 몸 상태도 급속히 약화됐다. 

    의사 출신인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전 기자들에게 "새벽부터 장 대표가 두 세 차례 흉통을 소호하고 의식이 반복해서 왔다 갔다 하고 있다"며 "의식 혼미 상태로 봐서 뇌 손상의 위험도 없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의학적으로 지금 장 대표는 인간의 한계"라며 "새벽부터 두통을 호소했고 여러 의학적 증세를 종합한 결과 언제든 심정지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제1야당 대표의 건강 악화라는 명확한 경고음에도 통일교 및 공천 헌금 의혹에 대한 '쌍특검'을 둔 여야 협상은 공회전을 반복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날에도 여야 협상을 다시 시도했지만 여야 원내내대표 회동은 20분 만에 끝났다. 또 결과는 없었다. 국민의힘은 통일교-신천지 특검을 주장하는 민주당에 신천지 특검을 별도로 분리해 모두 수사받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각각 특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반대하고 있다. 신천지 특검을 분리하기보다 종합하자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자신들이 발의한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에는 국민의힘만을 수사 대상으로 적시했다. 
  • ▲ 소방 구급대원이 21일 국회 로텐더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 수용 촉구 단식 농성장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소방 구급대원이 21일 국회 로텐더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 수용 촉구 단식 농성장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청와대도 장 대표의 단식 농성 현장을 방문하지 않았다. 야권에서는 이를 두고 청와대와 민주당이 제1야당 대표의 정치적 투쟁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날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지만 장 대표의 단식 현장은 찾지 않았다. 대통령실도 별도의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최소한의 예의, 최소한의 도리도 없는 이재명 정부 여당의 정치"라고 개탄했다. 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혹여나 하는 기대를 했었으나 신임 정무수석은 보란듯이 죽음을 내건 야당 대표의 단식을 외면했다"며 이같이 적었다. 

    이번 사태는 여야의 단순한 특검 충돌을 넘어 정치가 멈춰버린 장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가 부딪혀도 협상을 통해 출구를 찾는 것이 정치의 기본인데 그 과정 자체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제1야당 대표가 단식이라는 극단적인 방식까지 꺼내 문제를 제기했지만 여당과 정부는 이를 정치적 압박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이 신천지 특검을 끝까지 고수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통일교 특검만 따로 받으면 특검 국면의 주도권을 국민의힘에 넘겨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견해다. 

    반대로 종합 특검을 유지하면 수사 범위와 정치적 흐름을 민주당이 쥘 수 있다. 이를 위해 장 대표의 단식이 길어지더라도 감수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청와대의 외면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이 대통령이 중재에 나서면 민주당도 협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청와대는 아무런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까지 여야 갈등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 시사'에서 "지금 민생이 파탄 나고 국가 시스템이 붕괴되고 있는데 야당 대표가 단식을 하는데 안 만나겠다는 것이 맞는 말이냐"면서 "국민은 정말 진심으로 단식 중인 장 대표의 말(쌍특검 요구)을 많이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장 대표의 단식은 특검 관철을 넘어 다른 의미를 갖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과 정부가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지, 정치적 책임을 어디까지 회피할 수 있는지를 드러내는 상징이 됐다는 평가에서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제1야당 대표가 생명을 걸고 단식 중임에도 청와대와 민주당은 단식 현장을 찾거나 위로하기는커녕 특검 요구 자체를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며 "대통령실은 제1야당을 국정의 대화 파트너로 인정할 것인지 아니면 끝내 외면할 것인지 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상황을 방치한 결과에 대한 정치적·국정적 책임은 결국 이 대통령과 민주당이 온전히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