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의 교본도, 권모술수 안내서도 아냐비도덕적 권력 지침서도 아냐정치권력 실제 작동 방식에 대한 냉정한 분석서혼란 시대 살아남기 위한 현실 정치 해부서
  • ▲ 마키아벨리 『군주론』2025 ⓒ 도서출판 린
    ▲ 마키아벨리 『군주론』2025 ⓒ 도서출판 린
    [편집자 주] 
    한국 학계-출판계-언론계 등 지식인 사회는 지나치게 좌파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좌파 지식인들이 담론을 장악, 한국 사회 전반을 좌경화시키고 있다.

    그런 좌경화에 맞서 싸우는 우파 인터넷신문 뉴데일리는《자유의 파숫꾼》임을 자임하고 있다. ① 자유민주주의 ② 자유시장경제 ③ 자유통일 이라는 사시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창간 20주년을 맞은 뉴데일리는기업이 대한민국이다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고, 그 슬로건에 걸맞는 기획 시리즈를 준비했다.

    《책을 보다》연재가 그것. 매주 한 권의 책을 골라 소개-분석-비평하는 기획이다. 단순 서평 차원을 넘어 반(反)대한민국-반자유민주주의 세력과《담론 투쟁 / 이론투쟁》을 벌여나갈 생각이다.

    열번째 책으로 마키아벨리『군주론』이 선정됐다. 
    필자는 도희윤 한국자유회의 사무총장 .  
    한국 천주교 평신도협의회 화해평화위원장 직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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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권력의 속성을 이해해야 권력을 감시할 수 있다. ⓒ 챗GPT
    ▲ 권력의 속성을 이해해야 권력을 감시할 수 있다. ⓒ 챗GPT
    《‘이상’과 ‘현실’을 읽는 또 하나의 책임 있는 시선》
     
    마키아벨리 『군주론』은 정치사상사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동시에 가장 많이 오해받은 저작 중 하나다. 
    이 책은 흔히 독재자의 교본” “권모술수의 안내서혹은 비도덕적 권력 지침서 로 요약되곤 한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는 『군주론』통상적인 윤리적 잣대나 후대의 정치적 경험에 비추어 단선적으로 재단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군주론』은 본질적으로 독재를 미화하거나 찬양하는 책이 아니라, 정치권력이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자, 혼란의 시대를 살아남기 위한 현실 정치의 해부서에 가깝다. 

     
    ■『군주론』이 탄생한 역사적 맥락 
     
    『군주론』은 안정된 헌정 질서 속에서 쓰인 책이 아니다. 
    마키아벨리가 살던 16세기 초 이탈리아는 외세의 침략, 도시국가 간의 전쟁, 배신과 쿠데타가 일상화된 공간 이었다. 
    피렌체 공화정은 무너졌고, 그는 공직에서 추방되어 정치적 변방으로 밀려났다.  
     
    이 책은 이상적 정치 체제에 대한 규범적 청사진이 아니라, 이미 붕괴된 질서 속에서 국가가 어떻게든 존속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절박한 질문에 대한 응답이었다. 
     
    따라서 『군주론』을 현대적 민주주의의 윤리 기준으로만 평가하며 “비인간적” 혹은 “독재적” 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시대적 상황에 부합하지 않는다. 
    마키아벨리어떻게 통치해야 하는가를 말하기보다, 권력은 실제로 어떻게 유지되는가를 기술하려 했다. 
    이는 찬양이 아니라 관찰이며, 처방이 아니라 분석이다. 

     
    ■ ‘도덕의 부정’이 아니라 ‘도덕의 분리’ 
     
    『군주론』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는 마키아벨리가 도덕을 부정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그는 도덕을 부정한 것이 아니라, 정치와 개인 윤리를 의도적으로 분리했다. 
    마키아벨리는 군주가 개인적으로 선량한 사람이 되지 말라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정치적 결정의 기준을 개인의 윤리적 판단에만 두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그가 말한사자의 힘과 여우의 교활함은 잔혹함(crudeltà)의 찬미가 아니라, 정치가 언제나 선의만으로 작동하지는 않는다는 현실 인식이다. 
    선의의 정당성은 중요하지만 선량함에만 의존하는 군주는 악의를 가진 자에게 이용당하거나 제거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권력은 그 지탱을 위한 불가피한 속성을 갖게 된다. 
    하지만 이에 대한 마키아벨리의 설명은 단순히 독재를 정당화하는 논리가 아니다. 
    마키아벨리의 논지는 권력이 가진 구조적 위험에 대한 지적을 담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군주론』을 ‘독재의 교본’으로 읽는 오류 
     
    『군주론』을 독재의 교본으로 보는 해석들이 있다. 
    특히 좌익진영이 단적이다. 
    ‘프롤레타리아 독재, 인민 독재, 당 독재’ 등이 보여주듯 그들의 정치론 자체가 독재다. 
    좌익은 『군주론』을 그렇게 읽으며 자신들의 정치적 폭주를 합리화하곤 한다.
     
    그런데 이는 책의 일부 문장을 전체 맥락에서 분리해 읽는 데서 비롯된 오류이며 악용이다. 
    마키아벨리 연구에 있어 최고봉에 계셨던 생전의 노재봉 전 국무총리께서 제자그룹을 향해 늘 언급했던 부분이다.  
     
    예컨대공포가 사랑보다 안전하다는 구절은 무제한적 폭력을 옹호하는 선언이 아니다. 
    마키아벨리는 분명히 증오를 불러일으키는 통치는 파멸로 이어진다고 경고한다. 
    그는 무차별적 잔혹함 이 아니라, 예측 가능하고 제한된 권력 행사를 강조한다.  
     
    더 나아가 『군주론』은 전제 군주제만을 옹호하는 책도 아니다. 
    마키아벨리는 다른 저작들, 특히 『로마사 논고』에서 공화정의 장점을 강하게 옹호했다. 
    『군주론』은 그의 사상의 전체가 아니라, 특정한 정치적 위기 상황에서의 한 단면일 뿐이다. 
    이를 무시한 채 마키아벨리 “독재 사상가” 로 규정하는 것은 학문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정당하지 않다. 

     
    ■ “잔혹함의 옹호”라는 오해 
     
    『군주론』의 가장 논쟁적인 대목은 ‘잔혹함(crudeltà)’ 에 대한 논의다. 
    흔히 이 부분은 독재를 정당화하는 근거로 인용된다. 

    그러나 마키아벨리가 말하는 것은 무제한적 폭력이 아니라, 국가의 혼란을 단기간에 종결시키기 위한 제한된 행위다. 
    그는 반복적이고 무질서한 폭력 을 가장 위험한 정치적 악으로 간주했다. 

    즉, 마키아벨리가 경계한 것은 “폭력 그 자체” 가 아니라 “통제되지 않은 폭력” 이다. 
    이 점을 무시한 채 『군주론』을 독재의 교과서로 규정하는 것은, 책의 핵심 논지를 의도적으로 단순화하는 행위라고 할 것이다.  

     
    ■ 독재자를 위한 책이 아니라, 통치를 이해하기 위한 고전 
     
    역설적으로 『군주론』은 권력을 가진 자보다, 권력을 감시해야 하는 자에게 더 유용한 책일 수 있다. 
    마키아벨리는 군주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은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는 곧 시민과 정치 공동체가 권력의 행동을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는 지적 도구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독재자들이 『군주론』을 악용해 왔다는 사실이, 『군주론』 자체를 독재적 저작으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칼이 살인의 도구로 쓰일 수 있다고 해서, 칼 자체가 범죄적인 물건이 되지는 않는다. 
    문제는 언제나 누가, 어떤 목적을 위해, 어떤 맥락에서 사용하는가이다.  

     
    ■ 문제는 책이 아니라 ‘운용하는 주체’ 
     
    『군주론』이 위험해질 수 있는 지점은 책 그 자체가 아니라, 앞서 언급한대로 이를 해석하고 적용하는 주체에 있다. 
    권력을 정당화하려는 자는 언제나 자신에게 유리한 문장만을 발췌해 사용할 수 있다. 
    이는 『군주론』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정치사상서가 안고 있는 구조적 위험이다.  
     
    오히려 『군주론』은 권력자 이상으로 시민에게도 유용한 텍스트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우리는 정치 권력자의 언어 뒤에 숨은 계산, 현란한 수사와 실제 행위의 괴리 를 간파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군주론』은 권력을 감시하기 위한 시민의 교본으로도 읽힐 수 있다.  
     
    이는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 상황과 관련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현 시기 스스로 주류라 칭하는 反대한민국 세력들의 갖은 범죄적 부정부패의 타락상 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교활한 선동과 술수로 국민을 기만하며 정치적 폭주를 계속하고 있다. 
    『군주론』이 보여주는 권력의 해부는 그 기만과 폭주에 맞서는 시민적 활동이 중요함을 일깨운다.  

     
    ■ 제왕적 독해를 넘어선 현대적 의미 
     
    오늘날 『군주론』을 단순히 “나쁜 책” 으로 치부하는 것은 지적 게으름이 될 수 있다. 
    마키아벨리는 정치의 어두운 측면을 직시할 것을 요구했지만, 그것을 이상으로 삼자고 말하지는 않았다. 
    그는 인간과 권력의 취약성을 드러냄으로써, 오히려 정치에 대한 환상을 걷어낸다. 
     
    『군주론』의 진정한 가치는 독재를 옹호하는 데 있지 않다. 
    그것은 권력이 언제, 어떻게 타락하는지를 보여주는 냉철한 거울이며, 정치적 순진함에 대한 경고문이다. 
    이 책을 제왕적·독재적 관점으로만 비판하는 태도는, 마키아벨리가 던진 가장 중요한 질문 ― 정치는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가? ― 를 놓치는 실수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주론』은 여전히 불편한 책이다. 
    그러나 불편하다는 이유로 위험한 책으로 낙인찍는 순간, 우리는 현실 정치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잃는다. 
    마키아벨리는 독재를 가르친 사상가가 아니라, 권력의 민낯을 보여주는 해부자였다.  
     
    『군주론』을 둘러싼 진정한 논쟁은 “이 책이 나쁜가 좋은가”가 아니라,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권력을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가에 있다. 
    이 질문을 외면하지 않을 때, 『군주론』은 여전히 살아 있는 고전으로 남는다.


  • ▲ 필자 도희윤 한국자유회의 사무총장. ⓒ
    ▲ 필자 도희윤 한국자유회의 사무총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