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내란 우두머리 결심 13일로 연기…서증에만 12시간'노상원 추첩' 등 핵심 증거 공방 길어진 탓법조계 "특검, 표적수사 등 정치적 도구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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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내란 관련자 8명이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법원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결심을 오는 13일로 연기했다. 애초 재판부는 연기 없이 피고인 측의 서류증거(서증) 조사를 진행한 후 내란 특별검사팀의 구형과 변호인의 최종 변론 등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증거조사만으로 시간이 오랜 걸린 탓이다.
최근 공판 과정에서 특검이 핵심 근거로 내세운 자료와 진술을 둘러싼 공방이 거세지면서 재판부가 받아들일 증거의 결이 거칠어졌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재판 마지막 공소장 변경까지 감행하면서 증거로 제시한 '노상원 수첩'은 법정에서 오히려 부담 요인이 됐다는 평가다.
결국 내란 특검 수사는 증거를 쌓아 결론에 이르기보다 결론을 먼저 정해놓고 사실을 끼워 맞춘 듯한 인상을 준다. 법의 논리에 따른 수사라기보다는 '내란 프레임'으로 반대 진영을 압박하는 정치적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尹 입도 못 뗐다…김용현 등 서증에만 12시간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공판을 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지난 9일 오후 9시50분께 "윤석열 피고인 변론만 다음 기일인 13일에 진행하고 이때는 무조건 종결한다고 약속한다"고 밝혔다.재판부는 "준비해 오신 분들이 에너지가 있을 때 말씀하시게 하는 게 공평하고 효율적이지 않을까 한다"며 "새벽에 진행하는 건 또 제대로 된 변론이라고 하기도 힘들 거 같다"고 했다.이에 윤 전 대통령 변호인은 "현 상황에서 다른 피고인 변호인들이 (서증조사를) 마치고 저희가 할 때쯤이면 새벽 1시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그때부터 지금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윤 전 대통령 변론을 비몽사몽인 상황에서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동의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과 다른 피고인들 역시 찬성 의사를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특검팀 구형과 피고인 최후변론까지 마칠 계획으로 저녁 식사까지 거른 채 서증조사만 진행했다. 이날 오전 9시20분께 시작된 김 전 장관 등 피고인 측 서증조사가 12시간이 지난 오후 9시가 지나도록 끝나지 않아 윤 전 대통령은 서증조사를 시작도 하지 못했고 결국 재판이 연기됐다.
증거를 놓고 특검 측과 김 전 장관 측 변호인들이 6시간 넘도록 공방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김 전 장관 측 서증조사가 6시간 넘게 진행됐는데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특검팀 제안으로 조사를 멈추고 조지호 전 청장부터 서증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서증조사는 통상 재판에서 검사나 변호사가 낸 서류 증거를 하나씩 확인하는 과정이다. 이날 재판부는 서증조사에서 법리주장도 함께 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사실상 최종변론까지 같이 진행돼 시간이 더욱 지체됐다.
법조계 한 인사는 "그동안 재판 생중계를 통해 증인 진술의 엇갈림, 지휘 라인 진술의 부인, 수사기록·증거 제출을 둘러싼 공방이 국민에게 그대로 노출됐다"면서 "특검이 핵심 근거로 내세운 증거들이 재판부가 받아들이기엔 부실하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
◆이틀전 공소장 변경…'개인메모' 노상원 수첩을 핵심 증거로 채택
- ▲ 노상원 전 국군 정보사령관.ⓒ연합뉴스
대표적으로 내란특검은 노상원 전 국군 정보사령관의 수첩을 토대로 결심을 이틀 앞둔 지난 7일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특검팀은 "노상원은 2023년 10월경 단행된 군 인사를 앞두고 '방첩사령관, 육군참모총장, 지상작전사령관' 등 군 인사방안과 비상계엄 시 진압군이 될 수 있는 9사단과 30사단에 대해 논의하고 이를 자신의 수첩에 기재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특검은 이를 토대로 김용현 전 국방장관 등이 "정치적 반대세력 내지 좌파세력을 붕괴시킨다는 인식 아래 비상계엄을 준비했다"고 봤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휴대전화 메모도 비상계엄 준비 절차로서 공소장에 인용됐다. 2024년 10월 27일 작성된 '포고령 위반, 최우선 검거 및 압수수색', '점령, 출입통제, 현장보존, 이후 군검경 합동 수사'라는 메모 등이다.
재판부는 지난 7일 "검사 주장 내용의 동일성이 인정된다"며 공소장 변경을 허가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공소장 변경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법원의 허가를 거쳐 이뤄진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노상원 피고인에 대한 증인신문을 다시 해야 한다"며 반발했으나 재판부는 노상원 수첩이 증거로 채택됐기 때문에 "적법한 신청"이라는 특검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수첩이 내란 실행계획서가 아니라 일반 개인 메모에 가깝다는 게 피고인 측의 주장이다. 무엇보다 원본과 관련 진술조서가 법정에 제대로 제출·제시되지 않았다는 절차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다. 노 씨는 "원본도 없이 검찰(특검)의 해석만 낭독하는 건 증거조사가 아니라 주장 발표"라는 취지다.
이에 지귀연 재판부는 "공소장 변경 허가 자체가 유·무죄 판단이 아니라 동일성 판단"이라며 선을 긋는 동시에 결국 핵심은 법원이 판단할 사안이라고 정리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조은석 특검이 이끈 내란 특검이 윤 전 대통령을 재구속한 것을 성과로 평가할 수 있을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한덕수 전 국무총리,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되면서 표적수사였다는 것이 드러났다"면서 "'내란프레임'에 기대 결론을 먼저 정해놓고 증거를 끼워 맞추는 식으로 수사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