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정부 요직 곳곳에 李 변호인단 14명 포진""능력보다 법연 … 혈세로 明피아 천국"
  •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6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6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통령의 과거 법률 대리인과 사법연수원 동기들이 정부 요직과 공공기관 수장으로 줄줄이 등용되고 있는 탓이다. 야권에선 능력 중심보다 사적 인연과 충성도가 인사 기준이 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신임 예금보험공사(예보) 사장에 김성식 법무법인 원 변호사가 내정되면서 이 대통령의 인사 논란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가 신임 예보 사장에 임명 제청한 김 변호사는 이 대통령과는 사시 동기로, 1986년 28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9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했고 공정거래·기업소송 분야에도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보는 금융회사가 파산하면 예금 지급 및 정리 절차를 담당하는 공공기관이다. 사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고 임기는 3년, 연봉은 지난해 기준 3억 원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는 김 변호사 제청 배경으로 전문성 등 관련 법률 업무 경험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권과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과 김 변호사의 인연이 인사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김 변호사가 이 대통령의 경기지사 재임 당시 직권남용 혐의 관련 재판에서 변호인단으로도 활동하는 등 이 대통령과의 거리가 멀지 않은 탓이다.

    이 대통령이 자신의 변호인단 또는 사시 동기를 정부 요직에 기용해 논란을 부른 것은 정권 출범 이후 반복돼 온 장면이다. 야당은 정부 핵심 자리에 배치된 이 대통령 변호인단이 14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정기획위원회 사회1분과장을 맡다가 차관급인 금융감독원장으로 임명된 이찬진 금감원장은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로,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변호를 맡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사시 동기이자 공직선거법 사건 변호인을 맡은 차지훈 변호사도 장관급 예우를 받는 주유엔대사에 발탁됐다. 비외교관 출신이 주유엔대사로 부임한 것은 35년 만으로, 전문성 결여 문제로 야당의 질타를 받았다.

    정부 입법을 총괄하고 법령의 유권 해석 등을 담당하는 법제처장에는 조원철 변호사가 앉았으며 조 변호사도 이 대통령의 사시 동기이자 대장동 사건·위증 교사 1심을 변호한 이력이 있다.

    대통령실에도 '법률 호위무사'로 불린 이태형 민정비서관을 비롯해 전치영 공직기강비서관, 이장형 법무비서관, 조상호 민정수석실 행정관 등 이 대통령의 친형 강제 입원 또는 대장동, 대북 송금 등 형사 사건을 변호한 인사들이 포진했다.

    이 밖에도 금융위는 최근 서민금융진흥원장 및 신용회복위원장에 김은경 한국외대 교수를 임명 제청했는데 김 교수도 이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김 교수는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를 지낸 2023년 6월 당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돼 활동했다. 다만 그는 노인 유권자에 대해 "미래가 짧은 분"이라고 비유하는 등 '노인 비하' 논란을 빚었다.

    야권에서는 정부와 대통령실에 대통령의 사건 변호 이력이 있거나 사시 동기 위주의 인사가 이뤄지자 "명(明)피아 천국"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 정부의 '보은 인사'가 이제는 금융 안정의 최후 보루로 불리는예보마저 집어삼켰다"며 "금융권에서는 '능력보다 법연이 우선'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질타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과 민주당은 '관피아'의 폐해를 지적하며 권력의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겠다고 호언장담 해왔지만 관료 출신을 배제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그 빈자리를 대통령의 사시 동기, 재판 변호인, 선거 캠프 인사들로 채우고 있다"며 "관피아를 몰아낸 자리에 대통령의 사적 인연으로 똘똘 뭉친 '명피아'를 심는 것이 이재명 정부가 말하는 공정이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제처장, 주유엔대사, 금감원장에 이어 예보 사장까지 이로써 정부 요직 곳곳에 포진한 이재명 변호인단은 벌써 14명을 넘어섰다"며 "국민의 혈세로 지급되는 공직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방어해 준 대가로 지불되는 '성공 보수'가 돼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