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외신 기자간담회서 대북 정책 언급"대화 여건 조성 필요하다면 문제 논의 가능"日-中 갈등 관련 "모두가 공존하는 길 찾아야"
  • ▲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새롭게 선 민주주의, 그 1년' 외신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새롭게 선 민주주의, 그 1년' 외신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북한과 미국 간 대화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면 한미 연합군사훈련도 조정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3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새롭게 선 민주주의, 그 1년' 외신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겠는가'라는 취지의 질문에 "(북한과 미국의) 대화 여건 조성에 필요하다면 한미 연합훈련 문제도 논의하고 공유하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한국과 북한의 (소통) 상태는 바늘구멍 조차도 없다. 대화가 완전히 단절됐고 대화 통로, 하다못해 비상 연락망도 끊어졌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일방적으로 (북한에) 유화적 조치를 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유화적 조치의 사례로 "대북 방송, 단파 방송 중단과 (남북 간) 오해될 수 있는 군사 행동을 최소화하는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북미 대화 재개 차원에서 한미 연합훈련의 "(북한과 미국 간) 대화 여건 조성에 필요하다면, 미국이 전략적 레버리지가 필요하다면 (한미 연합훈련) 문제를 최대한으로 논의할 수 있다"며 "그래야 (북한과 미국 간의) 대화의 문을 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환경을 조성하는 조정자로서 역할을 해 나가고, 우리가 주체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튀르키예 순방 도중 열린 기내 간담회에서 현재의 남북 관계가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며, 남북 긴장 완화 노력의 일환으로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아울러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일본과 중국 사이의 대치와 관련해 한국이 어느 쪽에 서는 방식은 갈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일본과 중국 사이의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 정부의 첫 입장 발표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속담에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라'는 말이 있다"며 "일본과 중국이 갈등을 겪고 있는데 우리가 한쪽 편을 들거나 하는 것은 갈등을 격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동북아는 경제적으로 활력이 있지만 군사·안보 측면에서 매우 위험한 지역"이라며 "이런 지역일수록 공통점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협력할 부분을 최대한 찾아내서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은 "한쪽 편을 들기보다 모두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찾도록 하고, 가능한 영역이 있다면 우리로서도 갈등을 최소화하고 중재·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그 역할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