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위, 파라과이 본사 둔 '나무위키' 고발"수차례 자료 제출 요구에 불응 ‥ 고발 불가피"나무위키 측 "해외에 본사 ‥ 국내법 적용 안돼"
  • ▲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 ⓒ서성진 기자
    ▲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 ⓒ서성진 기자
    한국인 대상 서비스로 막대한 이익을 가져가면서도, 정작 해외에 본사를 두고 있어 사실상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을 받아 온 인터넷 백과사전 '나무위키(namuwiki)'가 개인정보보호법 63조 위반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됐다.

    27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26일 제24회 전체회의를 열고 나무위키 운영사인 '우만레 에스알엘(Umanle S.R.L.)'을 수사기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개인정보위 측은 "나무위키는 한국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명백함에도 '본사가 해외에 있어 한국 법률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수차례에 걸친 개인정보위의 자료 제출 요구에 불응했다"며 수사기관에 고발한 배경을 설명했다.

    개인정보위는 '2020년 나무위키에서 회원 탈퇴를 하고 싶은데 할 수가 없다'는 민원을 접수한 후부터 나무위키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집단지성이 편집하는 '자율적 백과사전'을 표방하는 나무위키는 그동안 △악의적 편집·왜곡 △낙인찍기 △사생활·개인정보 침해 △허위사실 유포 등의 폐단이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그러나 파라과이에 본사(우만레)를 두고 있는 나무위키는 피해자가 법적 대응을 하려고 해도 '파라과이 법원에 제소하라'는 식으로 국내 법망을 피해 왔다.

    또한 우만레가 운영 중인 또 다른 커뮤니티 '아카라이브(Arcalive)'에서는 각종 음란물 유통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현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아카라이브 음란물 유포 관련 7522건의 신고가 접수돼 4180건에 대해 시정요구 조치가 있었다.

    나무위키가 스스로 밝힌 정보에 따르면 2015년 4월 17일 나무위키를 설립한 '나무(namu)'가 2016년 5월 8일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Asunción)'에 위치한 우만레에 소유권을 넘기면서 나무위키가 파라과이 회사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외적으로는 헥토르 파비안 곤잘레즈 에스코바르(Héctor Fabián González Escobar)가 우만레의 대표자로 돼 있으나, 실소유 여부는 불투명하다. 우만레는 오로지 이메일로만 대외 소통을 하고 있으며 국내 정부 기관조차 그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1월 일정 규모 이상 해외기업의 국내대리인 지정의무 강화를 골자로 한 일명 '나무위키 투명화법(정보통신망 이용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해 나무위키를 국내법으로 규제·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검은 머리 외국 법인이 분명한데 그 실소유주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며 "이번 기회에 나무위키의 실소유주를 밝히고, 탈세를 비롯한 여러 불법 의혹을 수사해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