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 둘러싼 인식의 충돌, 무대적 언어로 번역…내년까지 15개 도시 해외투어
  • ▲ '동방미래특급' 공연 사진.ⓒ안은미컴퍼니
    ▲ '동방미래특급' 공연 사진.ⓒ안은미컴퍼니
    안은미컴퍼니가 신작 '동방미래특급'의 유럽 초연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동방미래특급'은 지난 15~16일 독일 베를리너 페스트슈필레에서 유럽 첫 무대를 연 데 이어 21~24일 프랑스 파리 시립극장에서 총 5회 공연을 선보였다. 총 7회의 공연은 티켓 오픈 전부터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현지 관객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베를리너 페스트슈필레 퍼포밍아트 시즌 총괄 디렉터 하시모토 유스케는 "서구가 투사해온 '동양·아시아' 이미지를 이번에는 아시아의 주체적 시각으로 재전유하며 뒤흔드는 야심찬 시도였다"며 "대담함·유머·클리셰의 전복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동방미래특급'은 지난 5월 세종문화회관 세계 초연을 시작으로, 베를리너 페스트슈필레, 파리 시립극장, 룩셈부르크 시립극장, 오를레앙국립극장(프랑스) 등 유럽 주요 공공극장이 공동제작에 참여한 작품이다.

    2026년 50주년을 맞는 시드니 페스티벌이 새롭게 공동제작으로 합류하면서 작품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2026년 3월까지 독일·프랑스·호주·노르웨이·룩셈부르크 등 15개 도시에서 31회의 장기 투어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동방미래특급'은 '드래곤즈'(2020), '디어 누산타라: 잘란잘란'(2022), '웰컴 투 유어 코리아'(2023)에 이은 아시아 프로젝트의 결정판이다. 안은미가 2019년부터 6년간 수행한 아시아 리서치의 총체적 결과물이다. 인도네시아·베트남·말레이시아·일본 등 15개 이상의 아시아 도시를 직접 이동하며, 동시대 아시아 사회와 청년 세대의 감각을 수집했다.

    안은미는 이번 작품에서 '인터아시아(Inter-Asia)' 관점을 핵심 축으로 삼았다. 그는 서구의 오리엔탈리즘뿐 아니라, 아시아 내부에서도 서로를 타자화·신비화하는 복합적 구조가 존재함을 발견했고, 이를 무대 언어로 해석했다.

    안은미(62)는 "미래는 단일한 화법이 아닌 다성적 구조여야 한다. '동방'이라는 개념을 단순히 비판하거나 부정하기보다, 그 안에 응축된 역사적 층위를 인식하고 새로운 미래의 언어를 탐색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