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트리플 약세' 현실화? … 엔저·주가 급락·채권금리 상승 동시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적극 재정'을 추진하면서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논의하는 가운데, 18일 일본에서 엔화 가치, 주가, 국채 가격이 모두 약세를 보이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나타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3엔가량 오른 155엔대를 나타냈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9시경 155.3엔대를 기록했다. 달러화에 대한 엔화의 가치는 지난 2월 이후 약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엔/유로 환율도 17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180엔까지 올라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최고 수준을 찍었다.

엔화 가치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를 지지해 온 다카이치 총리가 집권 이후 확장 재정과 완화적 금융정책을 펼 것이라는 예상이 시장에 퍼지자 내림세를 보여왔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엔저 흐름과 관련해 "투기적 동향을 비롯해 외환시장의 과도한 변동과 무질서한 움직임을 높은 긴장감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매우 일방적이고 급격한 움직임도 보여 우려된다"고 말했다.

가타야마 재무상은 앞서 12일 "(환율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플러스와 마이너스 측면이 있지만 마이너스 측면이 눈에 띄게 된 점은 부정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는데, 이날 발언은 더욱 직설적인 개입성 발언으로 해석된다.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이날 5만 선이 붕괴해 4만8702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종가 대비 3.2% 급락한 것이다.

닛케이지수 종가가 4만9000선을 밑돈 것은 지난달 23일 이후 약 4주 만이다.

미국 뉴욕 증시 주요 지수가 17일 모두 하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또한 도쿄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한때 1.75%까지 상승했다. 이는 2008년 6월 이후 약 17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본 정부는 17조엔(약 160조원)대 경제 정책 수립을 검토하고 있다. 닛케이는 이에 따른 재정 악화 우려로 엔화 약세와 국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