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12월 14일 선돌극장…이성열 연출, 길해연·박완규 등 출연전쟁 이후 가족의 비극으로 오늘날 한국 사회 비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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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다 내 아이들' 단체 사진.ⓒ극단 백수광부
극단 백수광부가 창단 30주년을 앞두고 이성열 연출과 함께 연극 '다 내 아이들'(번역 고영범, 드라마터그 조만수)을 오는 28일~12월 14일 서울 종로구 선돌극장에서 공연한다.백수광부는 1996년 실험연극 공동체를 표방하며 출발했다. 최근에는 문학적 텍스트에 기초한 정밀한 무대를 성공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백수광부(白首狂夫)는 옛 시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에 나오는 주인공의 이름으로, 술 마시고 춤을 추며 바다로 걸어 들어가는 '백발의 미친 늙은이'라는 뜻이다.이번 공연은 아서 밀러(1915~2005)의 대표작 'All My Sons(모두가 나의 아들)'의 제목을 '다 내 아이들'로 바꿨다. '나의 아이'에서 '우리의 아이들'로 확장된 공동체의 책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모두가 나의 아들'은 1947년 발표된 이래 전 세계 극장에서 상연되며 사랑받아 왔다. 전쟁의 비인간성과 자본의 비정함 가운데 상처받는 인간 군상을 통해 현대 사회 안에서 개인이 겪는 '죄의식의 마비'를 정면에서 조명한 걸작이다.작품은 군수품 납품 비리로 인해 21명의 조종사가 목숨을 잃는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전쟁 이후에도 멈추지 않는 탐욕과 이기심, 공동체 윤리의 붕괴를 통해 오늘의 한국 사회가 직면한 '책임 부재의 구조'를 드러낸다. -
- ▲ 연극 '다 내 아이들' 홍보 사진.ⓒ극단 백수광부
원작의 시공간을 할로윈을 앞둔 미국의 중산층 가정으로 옮겨와 아들의 죽음과 그에 대한 진실을 밝혀냄으로써 10.29 이태원참사, 세월호 참사 등을 환기하며 '공정의 시대, 과연 정의와 공동체의 책임은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배우 길해연이 아들의 죽음을 부정하며 진실을 외면하는 어머니 '케이트 켈러'로 분해 인간 내면의 불안과 집착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길해연은 2013년 '채권자들'이후 12년 만에 이성열 연출과 재회한다. 2022년 백상예술대상 연기상을 수상한 박완규는 전쟁 중 부품 결함을 은폐한 채 성공을 쫓는 아버지 '조 켈러' 역을 맡는다.아버지의 죄를 부정하는 큰 아들 '크리스 켈러' 역에 신주호, 사랑하는 이를 잃은 '앤 디버' 역 박희정, 앤의 오빠 '존 디버' 역에는 권다솔이 출연한다. 이 외에도 이산호·김민선·이형우·박성원·박제훈이 무대에 오른다.이성열 연출은 "단순한 전후 가족극이 아니라, 오늘의 한국 사회에서 도덕과 양심이 어디에 존재하는가를 되묻는 이야기다. '내 가족만의 평화'가 아닌 '모두의 안전'을 위한 책임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윤리 과제임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연극 '다 내 아이들'은 NOL티켓(구 인터파크), 대학로티켓닷컴, 코스타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소요시간은 인터미션 없이 130분으로, 전석 4만원이다. -
- ▲ 연극 '다 내 아이들' 포스터.ⓒ극단 백수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