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자원 화재 이후 대통령 '예능 녹화' 물의국힘 "피해 국민 앞에 낄낄 대면 대통령 자격 없다""골든타임을 예능 촬영으로 허비 ‥ 국정 공백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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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발생 이후 JTBC 예능 프로그램 녹화를 강행한 사실이 드러나자 "위기 대응의 골든타임을 예능 촬영으로 허비한 것은 명백한 국정 공백 참사"라는 비판이 국민의힘에서 쏟아지고 있다.
- ▲ 추석 연휴를 맞아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 이재명 대통령(왼쪽)과 김혜경 여사. 사진은 방송 예고 영상. ⓒJTBC
지난 4일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예능 프로그램을 촬영한 시기가 지난달 28일 오후였고,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중대본 회의를 직접 주재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는 앞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국정자원 화재로 국민 피해가 속출 할 때 대통령이 예능 촬영을 먼저 했다"며 화재 후 대통령의 행적 및 촬영 시점 공개를 요구한 데 따른 것으로, 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방미에서 귀국한 직후인 지난달 26일 밤부터 화재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았다"면서 순차적으로 열린 회의 일정을 공개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지난달 27일에는 국무총리 주재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가 열렸고, 이 대통령은 28일 오전 10시 50분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대통령실 3실장, 위기관리센터장, 국정상황실장, 대변인 등으로부터 상황을 보고받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문제는 이 대통령이 28일 오후 '냉장고를 부탁해' 녹화를 마친 뒤 오후 5시 30분 중대본 회의를 주재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
김 대변인은 "대통령은 초기부터 상황을 직접 챙기며 신속한 대응을 지휘했다"고 강조했으나, 심각한 국가적 재난이 발생한 상황에, 그것도 중대본 회의를 열기도 전에 행정부의 수장이 '웃고 떠드는' 예능 프로그램 녹화를 한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4일 자 논평에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가 발생한 직후인 9월 28일, 공무원들이 밤을 새워 복구에 매달리던 바로 그 시각에 현장도, 국민 곁도 아닌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 웃고 떠든 사실이 드러났다"며 "담당 공무원은 압박에 시달리다 끝내 목숨을 끊을 정도로 고통 속에 있을 때, 대통령은 예능 무대에 서 이미지 정치에 몰두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참담함을 넘어 '국민 모독 그 자체'"라고 질타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더 큰 문제는 대통령실의 태도"라며 "'허위사실 유포' '법적 조치' 운운하며 야당의 입을 막으려 했던 대통령실은 국민 여론에 떠밀려 촬영 일자를 밝혔지만 끝내 진정성 있는 사과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K-푸드 홍보'라는 황당한 소리에 더해 '회의도 했고 녹화도 했다'는 식으로 뻔뻔한 변명을 하고 있지만, 핵심은 '화재 후 중대본 회의가 개최되기 전 골든타임'에 예능을 출연했다는 사실"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지금 국민들의 관심은 대통령 부부의 냉장고 속에 뭐가 들어있는지, 뭘 해 먹고 사는지 보다 '국가 위기 속에 대통령은 어디에 있었고, 무엇을 했는가'"라며 "'위기 대응의 골든타임을 예능 촬영으로 허비한 것은 명백한 국정 공백'이다. 은폐와 거짓 해명으로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고 질타했다.
다음날에도 국민의힘의 성토는 이어졌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5일 자 논평에서 "당시는 전대미문의 국가 전산망 피해로 인해 국민적인 피해가 한창이었고, 사고의 구체적인 원인과 피해규모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던 시기"라며 "그런데도 책임을 져야 할 대통령이 오히려 TV 예능에 출연해 희희낙낙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과연 적절했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 같은 사실을 지적한 야당 국회의원에게 허위사실과 법적조치를 들먹이며 겁박하더니, 뒤늦게서야 방송 녹화 사실을 인정했다"며 "자신들에게 불리하면 겁박부터 하고 보는 것은 무책임한 조폭식 운영과 다름이 없다"고 꾸짖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주진우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목소리를 높였다.
장 대표는 "지금 국민은 이 대통령 부부의 냉장고 속이 궁금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머리 속이 궁금하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48시간 행적은 결국 거짓말이었다. 거짓을 거짓으로 덮다가 결국 어제 지난달 28일 예능 녹화 사실을 시인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각한 국가적 재난이 발생한 상황에서 무슨 생각으로 예능 촬영을 했는지, 극단적 선택을 한 담당 공무원의 발인을 피해 고작 하루 늦게 방송을 강행하겠다는 발상이 어디에서 온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은 과거 성남시장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밝히라며 형사 고발까지 했다"며 "경기도지사 시절 대형 화재 때 ‘떡볶이 먹방’을 찍고, 성남도시개발공사 김문기 처장 발인 날에는 산타복 차림으로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무엇을 가리고 무엇을 덮기 위해 뭇매를 맞으면서까지 추석 밥상에 '냉털'하는 한가한 그림이나 올리려고 하는지, UN총회에 가서 실컷 외교를 망치고 돌아와서 기껏 생각해 낸 것이 성남시장 시절 한 번 재미봤던 예능 촬영이었는지 궁금하다"며 "내일 방송을 보는 내내 모든 국민은 오로지 김현지 한 사람만 떠올리게 될 것이다. '김현지를 부탁해'"라고 비꼬았다.
주진우 의원은 "방송을 하루만 미뤄 공무원 발인 바로 다음 날 강행한다고 한다"며 "피해 국민과 가장 잃은 유족 앞에서 배터지게 먹고 낄낄거리며 웃을 텐가. 국가적 재난은 아직 종식되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이후) 첫 중대본 회의는 냉장고를 부탁해 (촬영)에 밀렸다"며 "복구율 5% 미만일 때"라고 지적했다.
이어 "(회의 당시) 시급하지 않은 과거 정부 비난, 내년도 정책에 대한 이 대통령의 일장 연설에 핵심 공무원 수백 명이 3시간 넘게 발이 묶였다"고 덧붙였다.
주 의원은 "피해 국민과 유족 앞에 낄낄 대면 대통령 자격 없다"라며 "냉부해 방영을 취소할 것을 국민을 대표해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