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슈퍼마이크로 서버에 설치…中 우회수출 차단 목적"
  • ▲ 美-中 반도체 경쟁.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美-中 반도체 경쟁.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미국이 첨단 AI 반도체의 중국 우회수출을 차단하기 위해 일부 화물에 비밀리에 위치추적장치를 내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13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유력 외신들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특정서버 화물에 추적장치를 삽입해 반도체의 최종 목적지를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위치추적장치는 미국 법집행기관이 항공기 부품 등 수출통제품목을 관리하기 위해 수십년 전부터 활용해온 방식이다. 최근에는 반도체 불법유출을 감시하는 데도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델이나 슈퍼마이크로 등 업체가 제조한 서버에 추적장치가 설치되며 이들 서버에는 엔비디아나 AMD의 고성능 AI 칩이 탑재돼 있다.

    이러한 추적장치는 서버 포장박스 안이나 서버 내부에 은밀하게 삽입되며 일부는 스마트폰 크기만큼 크고, 일부는 눈에 띄지 않게 작게 설계된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2024년 델 서버에 대형 추적장치와 소형 추적장치가 동시에 부착된 적이 있었고, 일부 유통업자들이 추적장치를 제거하는 영상이 존재한다는 증언도 나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러나 설치 주체나 방식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복수 소식통은 이 작업에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관여하고 있으며 국토안보수사국(HSI), 연방수사국(FBI)도 함께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2022년부터 중국의 군사력 현대화를 저지하기 위해 첨단 반도체 및 관련 기술의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그럼에도 엔비디아 등 미국산 고성능 AI 칩의 중국 밀수 사례는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밀수업자들은 말레이시아나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경유지로 활용해 수출 제한을 우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 당국은 자국 기업들에 대해 엔비디아 및 AMD 칩 사용을 자제하라고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일부 외신은 미국 정부가 대중(對中) 수출을 허용하는 조건으로, 양사가 해당 매출의 약 15%를 미국 정부에 지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매체는 엔비디아의 H20 칩에 ‘백도어(원격제어기능)’가 내장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에 대한 경계심을 공식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