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수원FC에 3-2 승리전반 추가시간 0-1 상황에서 싸박 동점골 작렬후반 30분 1-2 상황에서 주민규 동점골 작렬
  • ▲ 주민규의 시즌 11호골이 터진 대전은 수원FC에 3-2 승리를 거뒀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주민규의 시즌 11호골이 터진 대전은 수원FC에 3-2 승리를 거뒀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최근 유럽 이적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군 주인공이 있다. 포르투갈 스포르팅에서 잉글랜드 아스널로 이적한 빅토르 요케레스다. 

    그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갖춘 '괴물 공격수'로 불린다. 이적시장 최대어 요케레스를 품은 아스널은 유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K리그'에도 요케레스가 있다. 최근 절정의 골 감각을 보여주고 있는 수원FC 최전방 스트라이커 싸박이다. 

    1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는 대전하나시티즌과 수원FC의 K리그1 25라운드가 펼쳐졌다. 이 경기를 앞두고 김은중 대전 감독은 싸박을 요케레스와 비교했다. 

    그는 "최근 유럽 스트라이커 중에 엘링 홀란드가 있지만 나는 아스널로 이적한 요케레스를 굉장히 높이 평가한다. 그런 스트라이커는 혼자 힘으로 득점도 하고, 여러 공격 옵션을 줄 수 있다. 이런 모습을 지난 울산전에서 싸박이 보여줬다. 싸박은 요케레스와 같은 유형의 플레이를 하고 있다. 싸박은 파워가 워낙 좋다. 문전 앞에서 득점하는 능력은 타고났다"고 극찬했다. 

    황선홍 대전 감독도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황 감독은 싸박을 막는 방법에 대해 "영업 비밀이다. 수비수들에게 영상을 주고 막는 법을 알려줬다. 탄력이 워낙 좋으니 템포를 죽이는 수비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가 시작됐다. 선제골은 대전의 몫이었다. 전반 1분도 채 되지 않는 시점에 골이 터졌다. 수원FC 수비수 이시영의 백패스를 대전 최건주가 가로챘고,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선제골을 허용한 수원FC는 전반 20분 윌리안을 투입시키며 변화를 노렸다. 이 승부수는 통했다. 윌리안은 적극적인 플레이로 대전 수비수들을 흔들었다. 전반 36분 이시영의 슈팅은 골대를 맞았다. 

    리드하던 대전은 위기에 빠졌다. 간판 골키퍼 이창근이 부상으로 아웃된 것이다. 전반 36분 이시영의 슈팅을 막다 부상을 당한 것. 이창근은 전반 43분 스스로 교체 사인을 벤치에 보냈다. 대신 올 시즌 대전 유니폼을 입은 이경태가 K리그1 데뷔전을 가졌다. 

    골키퍼가 바뀌자 수원FC는 폭발했다. 전반 추가시간 윌리안의 패스를 문전에서 받은 싸박이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대전 골네트를 갈랐다. 공의 방향만 바꾸는 절묘한 슈팅이었다. 김 감독이 극찬하던 'K리그판 요케레스'는 또 한 번 감독의 신뢰를 골로 보답했다. 싸박의 시즌 10호골이다. 

    싸박이 물꼬를 트자, 수원FC는 추가골을 넣었다. 3분 뒤 아크 오른쪽에서 루안이 왼발 중거리 슈팅을 때렸고, 공은 골대 오른쪽 상단 구석을 갈랐다. 원더골이었고, 역전골이었다. 

    후반 대전은 추격하려 했고, 수원FC는 점수차를 벌리려 했다. 두 팀은 팽팽했다. 

    후반 21분 수원FC 안드리고의 강력한 오른발 슈팅은 대전 골망을 흔들었지만, VAR(비디오판독)을 거쳐 오프사이드로 선언됐다. 기회를 놓친 수원FC. 대전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수원FC에 'K리그판 요케레스'가 있다면 대전에는 토종 스트라이커의 '자존심' 주민규가 있었다. 후반 30분 문전에서 주민규가 오른발 슈팅으로 수원FC 골망을 시원하게 갈랐다. 주민규의 시즌 11호골이다. 그는 지난 5월 27일 포항 스틸러스전 이후 첫 득점에 성공했다. 최근 침묵으로 일관했던 주민규가 드디어 다시 득점포를 가동한 것이다. 경기 전 황 감독은 "주민규가 다시 물꼬를 틀 것"이라고 예고했고, 맞아 떨어졌다. 

    대전은 멈추지 않았다. 후반 37분 역습 상황에서 김준범이 넘어지며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 수원FC의 골문을 허물었다. 경기는 뒤집어졌다. 이 골이 결승골이 됐고, 대전은 3-2 승리를 챙겼다. 

    주민규와 'K리그판 요케레스'의 정면 대결에서 주민규의 승리로 끝났다. 대전은 승점 42점을 쌓으며 단독 2위로 올라섰고, 주민규 역시 득점 단독 2위가 됐다. 수원FC의 연승 행진은 4경기에서 멈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