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한국측 25% 관세 낮출 제안 듣고 싶어" 韓 협상단 한국시간 31일 아침 백악관 도착, 트럼프 의견 청취구윤철 부총리와 베선트 재무장관 담판 앞두고 먼저 만나겠다 밝혀 관심 구-베선트 회동 미국시간 31일 오전 9시45분 예정
  •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백악관에서 열린 재향군인 주택 대출 프로그램 개혁법 서명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백악관에서 열린 재향군인 주택 대출 프로그램 개혁법 서명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한국 협상단과 오늘 오후 만날 예정이라고 공개했다. 우리 협상단은 이날 오후 4시30분, 한국시간으로 31일 아침 백악관에 도착해 면담을 기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25%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며 전제하고 "(한국은) 관세를 낮추기 위한 제안을 해 온 상태다. 그 제안이 무엇인지 듣는 데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31일 오전 9시45분 구윤철 경제부총리와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최종 실무 협상을 앞두고 자신이 먼저 만나겠다는 의미여서 주목된다. 

    실무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자 자신이 직접 담판을 짓겠다는 뜻인지, 한국측의 획기적인 양보를 요구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위함인지 확실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 협상에서도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을 미리 고지하지 않고 백악관으로 불러 자신의 카드를 내밀면서 거래를 압박했다. 이를 통해 일본의 대미 투자를 그 자리에서 1000억 달러 이상 올렸다. 

    이를 감안할 때 우리와의 협상에서도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방위비 인상과 소고기 수입 문제 등의 '대폭 양보'를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리 협상단으로서는 직접적이고 예리하게 들어오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제대로 응수하지 못할 경우, 협상의 판이 깨지거나 딜 자체가 크게 불리해지는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8월1일 종료되는 상호관세 유예 조치를 연장하지 않을 것이란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8월1일은 마감일이다. 연장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미국에는 중대한 날!"이라고 강조했다. 


  •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통상협의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통상협의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트럼프 대통령의 고지 이후 우리 대통령실도 31일 아침 6시30분께 긴급 브리픙을 통해 구윤철 부총리 등 한국 관세 협상 대표단이 곧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면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 협상대표단과 만난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기획재정부는 30일 밤 기자단에 보낸 자료를 통해 31일(미국 현지시간) 오전 9시45분부터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 사이에 미 워싱턴DC의 재무부 청사에서 이뤄진다고 밝혔다. 한국시간으로는 밤 10시45분이다.

    이번 협상은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상호관세 협상 마감일로 고시한 8월 1일을 하루 앞두고 벌어지는 '최후의 담판'이다. 

    구 부총리는 미국 도착 직후인 29일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미 상무부 청사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통상협의를 했다.

    한국측에서는 현재 정부 협상단 외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에 이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류진 한국경제인연합회 회장(풍산 회장) 등이 미국을 방문해 관세협상을 지원하고 있다. 

    31일까지 협상을 타결짓지 못하면 우리가 미국에 수출하는 생산품(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은 품목별 관세 적용)에 25%의 상호관세가 부과돼 충격이 불가피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차 협상 시한을 정한 상태여서 추가 연장은 사실상 쉽지 않다. 

    미국은 앞서 일본과 유럽연합(EU) 등과 상호관세를 15%로 낮춰주는 대신, 5500억~6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농산물 등의 시장 개방을 얻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