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원 前 비서관 31일 특검 피의자 신분 조사'VIP 격노' 후 회수 지시 전달 통로는 이시원?회수 당일 집중된 통화…이시원→국방부→경찰"기록 다시 가져오라"…특검, 이시원 지시로 파악
  • ▲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연합뉴스
    ▲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이 31일 피의자 신분으로 이명현 특별검사팀에 출석한다.

    특검은 2023년 8월 2일 해병대 채상병 사건 수사 기록이 경찰에서 국방부로 회수된 과정에서 이 전 비서관이 직접 개입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삼고 있다.

    실제 수사기록이 경찰로 이첩된 당일, 이 전 비서관은 대통령실과 국방부 주요 인사들과 연달아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날 윤 전 대통령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 사이에도 세 차례 통화가 있었던 만큼, 이 전 비서관이 어떤 방식으로든 'VIP 뜻'을 국방부 라인에 전달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 "기록 다시 가져오라"…박 총경 진술로 확인된 '회수 지시'

    정민영 특별검사보는 지난 29일 정례브리핑에서 "31일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을 조사할 예정"이라며 "피의자 신분으로 돼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비서관은 채상병 사건 수사기록이 국방부 검찰단으로 회수되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VIP 격노설'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의 뜻이 이 전 비서관을 통해 국방부 쪽에 전달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통화 흐름을 통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수사기록 회수 당일 이 전 비서관이 특정 인물과 통화한 직후 윤 전 대통령이 같은 이에게 연락한 패턴도 드러나며 의혹에 힘이 실리고 있다.
  • ▲ 채상병 사건: 2023년 8월 2일 해병대 수사기록 이첩부터 회수까지의 통화 타임라인. ⓒ황유정 디자이너
    ▲ 채상병 사건: 2023년 8월 2일 해병대 수사기록 이첩부터 회수까지의 통화 타임라인. ⓒ황유정 디자이너
    통화는 기록 회수날인 2023년 8월 2일에 집중됐다. 이날 이 전 비서관은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과 연락한 정황이 통화 기록을 통해 확인됐다.

    이날 오후 12시 14분 이 전 비서관은 임기훈 전 비서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고, 1시 21분에도 다시 40초간 통화했다. 

    곧이어 1시 42분 임기훈 전 비서관은 유재은 전 관리관과 통화했고, 9분 뒤인 1시 51분 유재은 전 관리관은 경북경찰청에 전화해 기록 회수 의사를 전달했다. 이시원→임기훈→유재은→경북경찰청으로 이어지는 의사 결정 흐름이 확인된 셈이다.

    당시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 소속이던 박모 총경도 지난 16일 특검 조사에서, 이 전 비서관이 "이첩한 기록을 다시 가져오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처럼 주변 인물들의 진술과 통신기록 등을 확보해 수사기록 회수 경위를 어느 정도 파악한 상태다.

    다만 이 전 비서관이 직접 관여했는지에 대해서는 그의 진술을 듣고 수사 논리를 보강할 계획이다. 또한 회수 이후 사후 조치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도 면밀히 들여다볼 방침이다.

    앞서 이달 10일 특검은 이 전 비서관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를 확보했지만, 비밀번호는 제공되지 않은 상태다. 이 전 비서관은 현재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검사 출신인 이시원 전 비서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윤 전 대통령과 대구고검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으며, 2022년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에 임명돼 '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 ▲ 순직해병 사건을 수사 중인 이명현 특별검사가 9일 오전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발언을 하고 있다. ⓒ정혜영 기자
    ▲ 순직해병 사건을 수사 중인 이명현 특별검사가 9일 오전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발언을 하고 있다. ⓒ정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