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시아 관세 제재 유예 시한 10~12일로 단축 예고美-EU 관세 협상 타결에 에너지 수요 위축 우려 완화미·중 관세 유예 연장 가능성도 유가에 긍정적
  • ▲ 미국 텍사스주의 미들랜드 오일 펌프잭.ⓒ연합뉴스
    ▲ 미국 텍사스주의 미들랜드 오일 펌프잭.ⓒ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휴전 합의 시한을 앞당기겠다고 발언한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서방과 러시아 사이의 긴장이 다시 고조돼 원활한 원유 공급에 대한 우려가 부각된 탓이다.

    28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2.38% 오른 배럴당 66.7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9월물은 전장 대비 2.34% 상승한 70.04달러에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을 위해 러시아에 부여한 관세 제재 유예 시한 50일을 10~12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에 압박을 가해 휴전 합의를 끌어내려는 의도로 보인다.

    앞서 14일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50일 안에 휴전에 합의하지 않으면, 러시아산 원유에 100%의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최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선을 인하하고, 제3국에서 러시아 원유로 정제된 제품의 수입을 제한하는 추가 제재를 발표한 가운데 나왔다. 이 조치는 내년 1월 발효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미국과 EU가 무역 협상을 타결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진행 중인 미·중 고위급 무역 회담에서도 긍정적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자극된 점도 유가에 영향을 미쳤다.

    미·중은 이날 시작된 회담에서 다음달 12일까지인 무역전쟁 휴전 기간을 3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니 사이커모어 IG마켓 애널리스트는 "미-EU 무역 합의와 미·중 간 관세 유예 연장 가능성이 글로벌 금융시장과 유가에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미국과 EU는 대부분의 EU산 제품에 대해 15%의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 합의에 도달했다. 이는 당초 부과했던 30%의 절반에 그치는 수준이다. 미국과 EU가 전 세계 무역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만큼, 관세 협상 결과가 세계 에너지 수요 위축 우려를 완화하는 효과를 가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