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율 낮추기 위해 대규모 투자에 쌀 시장 개방까지 양보한 일본"日, 美 국채 카드까지 꺼냈지만 결국 패배" 진단트럼프식 글로벌 무역질서 재편 가시적 성과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AFPⓒ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AFPⓒ연합뉴스
    미·일 무역 합의 타결과 관련해, 일본이 보인 태도가 주요 교역국들의 협상에 '도미노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 방식 면에서 승리를 거뒀다는 진단이다.

    BBC의 파이샬 이슬람 경제 에디터는 23일(현지시각) 기고한 칼럼에서 미·일 무역 합의를 "트럼프 방식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일본이 녹록지 않을 것 같던 분위기를 자아냈던 초반과 달리, 극적인 합의가 도출돼 이 합의를 시작으로 다른 국가들을 상대로도 연쇄적으로 협상 타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무역 합의 결과, 일본은 상호관세 15%에 합의했다. 자동차가 대미 수출에서 30%가량을 차지하는 점을 고려해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에 매긴 관세 25%를 절반인 12.5%로 낮추는 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본의 자동차 관세는 기존 관세 2.5%를 더해 15%가 됐다. 자동차 부품 관세도 기존 세율을 포함해 15%로 정해졌다.

    관세율을 낮추기 위해 일본은 양보와 선물 공세를 펼쳤다. 5500억달러의 대미 투자펀드 조성과 미국산 쌀 수입을 확대를 비롯해 미국 보잉 항공기와 방산 장비 구매도 약속했다.

    이슬람 에디터는 일본 협상단이 모두 8차례 미국을 찾은 끝에 협상이 타결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쉽지 않은 장기 협상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일본이 취한 강경한 입장의 예시로 일본 재무부 장관이 자국이 보유 중인 1조1000억달러 상당의 미국 국채를 협상 카드로 쓸 수 있다고 한 발언도 소개했다.

    일본의 저항으로 협상이 길어졌으나 결국 숙이고 들어가는 모양새가 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이 합의에 도달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유럽연합(EU)을 포함해 다른 주요 경제국들에 예시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큰 그림은, 더 나쁜 일이 생길 것을 두려워해 1년 전만 하더라도 상상할 수 없었던 동맹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지친 나머지 받아들였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전 세계 무역 체제를 재편하는 트럼프의 구상에서 일본과의 합의는 큰 의미를 가진다면서 "이제 트럼프의 공격적인 접근 방식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