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요원, 위장 취업용 계정명·프로필에 '슈퍼배드' 캐릭터 자주 등장텔레그램 프사에 미니언즈 사용 빈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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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니메이션 '미니언즈2'의 한 장면. 출처=유니버설 픽쳐스ⓒ연합뉴스
북한 사이버 요원들이 미국인의 신원을 도용해 미국 기업에 원격 근무자로 침투한 사례가 속속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 중 다수의 요원이 미니언즈 등 애니메이션 '슈퍼배드'에 나오는 캐릭터를 프로필 사진에 사용하는 특징을 보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WSJ는 북한 사이버 요원을 추적하는 조사관들을 인용해 "북한인들의 슈퍼배드 시리즈에 대한 애정은 그들을 조사하는 보안 연구자들 사이에 다소 당황스럽지만 널리 퍼져 있는 농담거리"라고 소개했다.슈퍼배드는 악당 '그루(Gru)'와 그루의 수하인 미니언즈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이다. 노란색 타원형의 캐릭터 미니언즈로 유명하다.북한 위장 취업자들을 추적하던 조사관들은 북한 요원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계정명에 'Gru'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을 발견하고 러시아군 총정찰국(GRU)을 의미하는 것으로 의심했다.실제로 위장 취업한 한 북한 요원은 미국의 정보기술(IT) 회사 취업을 위해 자신이 만든 소프트웨어를 업로드할 때 'Grudev325'라는 계정명을 사용했다. 그는 취업 인터뷰 당시 "슈퍼배드를 좋아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요원은 실력 부족으로 직장에서 한 달 만에 해고됐지만, 2년 뒤 한 가상화폐 프로젝트에 참여해 6200만달러를 탈취하는 데 성공했다.가상화폐 업체 메타마스크에서 일하는 조사관 테일러 모나한은 수년 간 북한 요원들이 탈취한 가상화폐를 추적하면서, 위장 취업자 중 상당수가 미니언즈 등 슈퍼배드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WSJ에 말했다.개발자 공유 플랫폼인 깃허브의 계정명이나 텔레그램 계정 프로필에 미니언즈 등 슈퍼배드 캐릭터가 빈번하게 등장했다는 것이다.또한 일부 북한 요원은 위장 취업한 회사에서 '케빈'이라는 가명을 즐겨 사용한다는 사실도 언급됐다. 케빈은 슈퍼배드와 미니언즈 시리즈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의 이름이다.모나한은 북한 요원들이 슈퍼배드 캐릭터를 자주 사용하는 것에 별다른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단순히 이 애니메이션의 팬이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미국 IT 보안업계에 따르면 북한 사이버 요원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미국인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신원을 사칭하고 원격근무자로 위장 취업해왔다. 특히 팬데믹 이후 원격 근무가 증가하면서 주로 하위 직급에 집중적으로 침투할 수 있었다는 것이 사이버 보안기업들의 설명이다.이렇게 취업한 북한 요원들은 회사의 네트워크에 악성 소프트웨어를 심어 기업 정보나 가상화폐 등을 탈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실제로 채용된 북한 IT 요원들은 잠재적으로 수천 명에 이를 수 있다고 앞서 WSJ은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