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프랑스-일본 등 25개국 외무장관 및 EU 공동성명"한 방울씩 원조, 어린이들을 비인간적으로 살해하는 행위"유엔 사무총장, 레오 14세, 벨기에 국왕 등 각계 촉구도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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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구호소 물탱크 트럭 앞에 물을 받으려고 모인 팔레스타인 주민들. 250719 AP=연합뉴스.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구호품을 배급받으려던 민간인들의 사망이 속출하면서 국제사회가 잇달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AFP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25개국 외무장관과 유럽연합(EU)은 21일(현지시각) 공동성명을 내고 "우린 간단하고도 긴급한 메시지를 내기 위해 뜻을 모았다. 가자지구 전쟁은 지금 당장 끝나야 한다"고 촉구했다.성명은 "가자지구 내 민간인들의 고통은 한계에 도달했다"면서 "이스라엘 정부의 구호물자 전달방식은 위험하며 불안정을 심화시키고 가자 주민들의 인간 존엄성을 해친다"고 지적했다.이어 가자지구 민간인의 고통이 극에 달했다면서 "한 방울씩 흘려보내는 방식의 원조는 식량과 물을 구하려는 민간인, 특히 어린이들을 비인간적으로 살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그러면서 "이스라엘 정부에 구호물자 전달에 대한 제한을 즉각 해제해 유엔과 인도주의적 비정부기구(NGO)들의 구호활동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구호품을 탈취한다는 이유로 가자지구를 봉쇄한 뒤 5월부터 미국과 함께 만든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을 통해 제한적 배급을 시행하고 있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성명에 동참한 25개국 중에는 프랑스·이탈리아·영국·일본·캐나다 등 주요 7개국(G7) 중 5개국도 포함됐다. 이스라엘 '맹방(盟邦)'으로 분류되는 미국, 독일은 불참했다.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또한 가자지구에 남은 마지막 생명줄이 무너지고 있다며 휴전을 촉구했다.AFP에 따르면 스테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실 대변인은 "사람들의 생명을 지탱해 주던 마지막 생명줄이 무너지고 있다"며 "어린아이와 성인들이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다는 보고가 늘어난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이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최근 적대행위가 격화된 가운데 인도주의적 지원 체계가 방해받고, 약화하고, 위협받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면서 "수만명이 거주하는 데이르알발라 일부 지역에 내려진 새로운 대피령은 사람들을 더 절박한 상황에 몰아넣고 있으며 유엔의 생명 구조지원능력을 제한한다"고 비판했다.레오 14세 교황도 전날 주일 삼종기도를 마친 뒤 "야만적인 전쟁을 즉각 중단하고 평화로운 해결책을 모색할 것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말했다.그는 이 폭격으로 사망한 이들을 한 명 한 명 호명한 뒤 "국제사회가 인도법을 준수하고 민간인을 보호할 의무를 존중하며 집단적 처벌, 무차별적 무력행사, 강제 이주를 금지할 것을 호소한다"고 덧붙였다.같은 날 벨기에 필리프 국왕도 벨기에 국경일을 하루 앞두고 대국민 영상 연설에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위기를 언급하며 "현 상황이 너무 오래 지속됐다. 이것은 인류에 대한 수치"라고 비판했다.필리프 국왕은 "유럽이 더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며 "오늘날 목격되는 잔혹한 권력 투쟁의 방어벽이자 신뢰할 수 있는 대안이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그러나 정작 EU 지도부는 주말 사이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폭력사태에 대해 현재까지 침묵하고 있다고 폴리티코 유럽판은 꼬집었다.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20일 구호품을 받으려던 가자지구 주민 최소 93명이 사망했다.19일에도 미국과 이스라엘이 운영하는 GHF 구호품 배급소를 찾은 팔레스타인인 최소 32명이 숨졌으며 목격자들은 이스라엘군(IDF)이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