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고율 관세 vs 브랜드 반덤핑 보복 관세 등 첨예애초 이틀 일정서 하루로 축소…'50주년'이지만 성과 불투명EU의 대러 제재에 中 기업 포함…中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
  • ▲ 중국-EU 정상회.담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중국-EU 정상회.담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중국과 유럽연합(EU)이 24일 베이징에서 중-EU 수교 50주년 계기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21일 밝혔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EU 양측의 합의를 거쳐 안토니우 코스타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이 24일 중국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외교부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코스타 의장과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을 만나고, 리창 총리가 EU의 두 의장·위원장과 함께 제25차 중국-EU 지도자 회담을 공동 주재한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전세계적 관세 인상 속에 열린 이번 정상회담은 수교 50주년을 맞은 중국과 EU 관계를 개선하는 중대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계속되는 EU의 중국산 전기자동차 고율 관세 부과와 중국의 유럽산 브랜디에 대한 반덤핑 관세 보복 등 통상 갈등이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지금은 회담에 대한 기대치도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애초 24~25일 이틀이었던 EU 정상들의 방중 일정도 24일 하루로 축소됐다.

    EU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무기화'하고 있다고 여러 차례 불만을 표출해왔으며 중국은 EU에 전기차 추가 관세 해제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양측이 우크라이나전쟁을 둘러싸고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는 분위기도 포착된다. EU가 러시아에 대한 18번째 제재 패키지를 발표한 가운데 여기에 중국 은행도 제재 대상에 추가되면서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EU가 중국 측의 여러 차례 교섭과 반대에도 제18차 러시아 제재에서 일부 중국 기업을 제재 목록에 포함했다"며 "중국은 이에 대한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국제법적 근거가 없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받지 않은 일방적 제재에 일관되게 반대해왔다"며 "EU 측의 행위는 중국-EU 지도자들의 합의 정신에 어긋나고, 중국-EU 경제무역 관계와 금융 협력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앞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이 이달 초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회동에서 러시아가 전쟁에서 패배하면 미국의 초점이 중국으로 옮겨갈 수 있는 만큼 '러시아의 전쟁 패배를 감당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칼라스 고위대표는 전날 공개된 일본 NHK 방송과 인터뷰에서 왕 부장이 관련 발언을 했다고 인정하면서 "놀랐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탓에 정상회담 공동성명 채택 여부가 불투명하고, 발표되더라도 기후분야에 국한된 짤막한 성명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