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에 거의 도달"파월 해임설, 차기 의장 거론되는 윌러 이사 발언에 '정치적' 반응도
  • ▲ 미국 연방준비제도 건물. 출처=로이터ⓒ연합뉴스
    ▲ 미국 연방준비제도 건물. 출처=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에 이은 차기 의장으로 거론되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이달 29~30일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올 여름이 끝날 때까지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보자면서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해온 파월 의장에게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것이다.

    월러 이사는 17일(현지시각) 뉴욕대에서 채권시장 전문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지금부터 2주 후에 정책금리를 0.25%P 인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지만 모멘텀은 상당 폭 둔화됐고, 연준의 고용 극대화 책무를 달성하지 못할 리스크가 증가했다"며 "더 늦기 전에 빨리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쪽으로 리스크가 기울어져 있다"고 밝혔다.

    이날 연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준에 기준금리 인하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파월 의장을 임기 만료 전에 교체하겠다는 뜻까지 내비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까지다.

    월러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연준 이사로 차기 연준 의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 이 때문에 그의 연이은 비둘기파적 발언에 대해 정치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월러 이사는 이날 연설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에 거의 도달했고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최근 발표된 비농업 부문의 취업자수 증가폭이 과장됐다는 점을 들어 금리 인하가 즉각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관세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본 뒤 금리를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관세는 가격 수준을 일회성으로 올릴 뿐이며 일시적인 상승을 넘어 장기적인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연준의 올해 FOMC는 네 차례 남아 있다. 월러 이사는 9월까지 기다렸다가 금리를 인하하면 경제 및 고용 성장세 둔화가 가팔라질 때 대응이 늦어지게 된다고 주장하며 "7월에 금리를 인하하면 이후 고용 및 물가지표를 보고 많은 금리 인하가 필요치 않다면 한두 차례 금리를 동결할 수 있는 선택지가 생긴다"고 제안했다.

    반면, 대부분의 연준 인사들은 올 여름에 인플레이션 지표가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본 뒤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연준 위원 중 공개적으로 7월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인사는 월러 이사 외에 미셸 보먼 이사뿐이다.

    한편,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7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97%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