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파월 해임 발언 진심이라면, 하지 마라""연준과 행정부, 소송전에 빠질 것"금리 인하론자가 차기 의장 오를 경우, 국채 금리 상승할 것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로이터ⓒ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을 압박하며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자 주요 경제 매체가 경고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파월을 해임하는 것은 치명적인 실수가 될 것"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파월을 해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WSJ은 "트럼프가 공화당 의원들에게 파월을 해임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이 정말 진심이었다면 우리가 할 조언이 있다. 그렇게 하지 마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는) 관세를 도입했고, 성장 효과가 없는 다수의 감세와 지출성 보조금이 포함된 새 예산안도 선택했다"고 지적하며 "이제 대통령은 좋든 싫든 자신이 내린 선택의 결과를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의 해임을 거듭 거론하는 이유는 트럼프가 원하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WSJ은 "파월을 해임하려는 시도는 연준과 행정부를 복잡한 소송전에 빠뜨릴 것"이라면서 "독립성을 지키는 것처럼 보여야 하는 연준은 트럼프가 파월을 공격할 때마다 트럼프가 원하는 정책을 추진하기는 더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통화정책에 변화가 필요할 수 있지만 다음 기회로 미뤄야 할 주제"라며 "지금은 인플레이션을 물리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분석했다.

    한편, 금융 시장에서는 16일 트럼프가 파월을 해임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후 혼조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의 보도가 나온 직후, 달러 인덱스는 1%가량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연준 금리 정책이 정치적 이해에 따라 흔들릴 수 있다고 보고, 이러한 점이 미국 경제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려 달러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트럼프가 원하는 대로 금리 인하론자가 차기 연준 의장에 오를 경우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장기 국채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번 주 5%를 돌파했다. 장·단기 국채 금리차는 2022년 초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