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경찰영장검사로 경찰에 영장청구권 부여 추진개헌 없는 영장청구권 부여 … 위헌 논란 지속법조계 "공권력 행사 무제한 허용하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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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정상윤 기자
이재명 정부가 경찰에게 영장청구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체포와 구속, 압수 등 강제수사를 할 수 있도록 법관이 발부하는 문서인 영장은 헌법 제12조 3항에 따라 검사만 청구할 수 있는데 이재명 정부는 경찰법을 개정해 경찰영장검사직을 신설하는 방법으로 헌법 개정을 거치지 않고 경찰에 영장청구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법률 전문가들은 헌법 개정없이 경찰에 영장청구권을 부여하는 것은 위헌이며 피로 쓰여진 4·19 혁명에 이은 제5차 개정 헌법이 검사에게만 영장청구권을 부여한 이유를 되짚어봐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경찰에 영장청구권을 줬을 경우 따를 수 있는 부작용 역시 반드시 검토해야한다고 강조한다.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재명 정부는 경찰영장검사를 신설해 경찰이 직접 영장을 청구할 수 있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재명 대통령은 대선 기간인 지난 5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영장청구권 독점 규정을 폐지하자"며 "적법한 권한을 가진 다른 기관에 영장을 청구할 수 있게 해 수사기관끼리 견제가 가능해야한다"고 밝힌 바 있다.경찰청도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제출한 공약 이행 계획 보고에서 현행 검찰 중심의 영장청구 제도에 대한 개선 필요성을 제기하고 '경찰영장검사'를 신설하는 방안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영장검사는 과거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 당시 학계를 중심으로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 검사 외에도 일정 요건을 갖춘 경찰청 소속 변호사가 영장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
- ▲ 경찰청. ⓒ정상윤 기자
◆경찰에 영장청구권 부여 … 헌법과 정면 충돌헌법 제12조 3항은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해당 조항은 영장주의에 기반한다. 영장주의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 침해방지 원칙으로 수사기관의 자의적 권력 남용을 막고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통제 장치이기도 하다. 영장주의 원칙에 따라 수사기관은 현행범을 제외한 모든 국민에 대해 영장없이 체포·구속·압수 등 강제수사를 할 수 없다.헌법은 여기에 더해 영장에 대한 1차 판단은 검사가, 2차 판단이자 최종 통제 열쇠는 법관에게 부여하며 이중 통제장치를 구조화하고 있다.경찰영장검사직을 신설해 경찰이 직접 법원에 영장을 청구하게 되면 검사의 판단 절차가 생략되면서 헌법이 명시하고 있는 두가지 통제장치 중 하나가 사라지게 된다.또다른 문제는 헌법의 개헌 없이 경찰영장검사직을 신설해 우회적으로 경찰에게 영장청구권을 부여하는 방식에 위헌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헌법과 검찰청법에 따르면 검사는 검찰청에 소속돼야 하며 수사권과 기소권, 영장청구권을 갖고, 독립성을 보장받으며 인권을 보호하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행정부에 속한 경찰 직원에게 법률로 영장청구권이라는 '검사의 권한'을 일부 부여하더라도 경찰영장검사를 헌법상 검사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즉 헌법상 검사가 아닌 경찰영장검사에게 영장청구권을 부여하는 것에는 위헌 소지가 있으며 부여하더라도 검사가 아니기 때문에 영장을 청구할 수 없다는 의미다.한국헌법학회 부회장을 지낸 이호선 국민대 법과대학 학장은 "경찰은 평시에도 상설돼 있는 국가 최고의 물리적 집단이다”며 "그런 기관을 법으로 제어하지 못한다면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 교수는 "공수처나 특검에도 검사가 있지만 이는 수사 대상이 제한돼 있고 수사와 기소를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검사로 인정하는 것"이라며 "공수처나 특검 검사가 경찰과 비교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 ▲ 법원 정의의 여신상. ⓒ뉴데일리 DB
◆검사의 영장청구권은 1962년 제5차 개헌이 남긴 경고현행 헌법이 명시한 검사의 영장청구권은 1962년 제5차 개헌을 통해 도입됐다. 5차 개헌에는 4·19 혁명 과정에서 경찰권 남용을 경험한 국민들의 국민적 분노가 반영됐다.자유당 시절의 경찰은 영장없이 시민을 체포하거나 자택을 수색하는 일이 빈번했다. 1960년 4·19 혁명 당시 서울 서대문경찰서를 중심으로 경찰의 불법·강압적 연행과 폭력 진압이 자행됐다.당시 경찰은 시위를 하던 정치인과 대학생은 물론 언론인과 일반 시민들까지 불법적으로 연행하면서 공분을 샀다. 4·19 혁명 직전 일어난 3·15 마산 의거에서 야당이었던 민주당 소속 지방의회의원 및 간부들을 절차없이 체포하고 연행한 사례가 대표적이다.이른바 '피의 화요일'로 불리는 4월19일 당일 시위에서는 경찰이 실탄을 발사해 전국에서 186명의 사망자와 수천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일도 겪었다.이 같은 경험은 '경찰권의 자의적 권력행사에 대한 헌법적 제동장치' 마련에 대한 필요성이 국민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공보부(현 문화체육관광부)가 1962년 펴낸 '헌법 개정과 국민투표'는 검사의 영장청구권에 대해 "사법경찰관의 영장신청에 의한 인권침해를 막으려고 하는 현행 형사소송법의 규정을 헌법에 규정하여 그 효력을 높이려는 취지"라고 설명한다.문재인 정부의 초대 검찰총장인 문무일 전 검찰총장도 2018년 3월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국가경찰이 수행하게 될 범죄수사는 사법통제가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사의 영장심사 제도는 50년 이상 지속돼 온 인권보호 장치이므로 꼭 유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
- ▲ 검찰. ⓒ뉴데일리 DB
◆ "자유당 시절로 퇴행" 법조계 경고전문가들은 검사가 강제수사의 필요성을 먼저 판단하고 그 판단이 법관의 심사를 거쳐야만 집행이 가능하도록 한 현행 헌법이 절차의 통제를 넘어서 수사기관 권한 남용에 대한 실질적 제어 장치로 작용해왔다고 강조한다.공론화와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섣불리 제도를 변경한다면 부작용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법통제 없이 수사권과 영장청구권을 동시에 틀어쥐게 될 경찰의 권력 비대 문제에 대한 지적도 잇따른다.이 교수는 "검사에 의한 영장청구 제도 자체가 경찰을 견제하기 위한 것인데 경찰영장검사는 법 제도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는 "검사에 의한 영장청구 제도의 본질은 행사 범위를 무제한적으로 확대하고자 권력의 속성을 행정기관 안에서 제한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를 없애는 것은 공권력 행사를 무제한적으로 허용하겠다는 의미와 같다"고 꼬집었다.김종민 법무법인 MK파트너스 변호사도 "왜 우리가 검사의 영장청구권 규정을 헌법에 넣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경고했다.김 변호사는 "법원에 의한 사법통제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모든 수사가 강제수사로 가는 것이 아니기에 그 이전 단계에서 수사가 어떻게 되고 있는 지, 청탁수사나 인권 침해가 있었는 지 전혀 알 수 없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