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첫 보고서 "6개월간 對中 경쟁력 약화""관세, 동맹이 중국과 더 가까워지게 고려하도록 해"韓·中·日 경제통상장관회의, 韓 관세 대응 추경안 등 거론"미국의소리, 자유아시아방송 예산 삭감도 우려…中 영향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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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에 발언하고 있다. 250204 AP/뉴시스. ⓒ뉴시스
미국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관세정책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동맹과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중국을 상대할 역량이 약해진다고 비판했다.뉴욕타임스(NYT),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상원 외교위원회의 민주당 의원들은 14일(현지시각) 공개한 보고서 '퇴각의 대가: 미국은 세계 리더십을 중국에 이양한다(The Price of Retreat: America Cedes Global Leadership to China)'에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외교 도구와 국제 지위의 훼손 △동맹과의 무역전쟁 △대외 원조 및 선전기구 폐지 등으로 중국을 상대할 미국의 경쟁력이 크게 약화했다고 평가했다.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미국의 동맹과 파트너들이 중국과 더 긴밀한 경제 관계를 고려하도록 강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는 멕시코와 캐나다, 일본, 유럽연합(EU)을 겨냥한 50% 철강 관세 등이 포함된다.그러면서 한국, 중국, 일본 3국이 올해 3월 서울에서 한·중·일 경제통상장관회의를 5년 만에 열어 경제통상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한 것을 사례로 제시했다.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인도·태평양의 동맹과 파트너들에게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로 올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막상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동맹들이 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보고서는 한국 정부가 미국이 부과한 관세의 부정적인 경제 영향의 대응 등을 위해 올해 4월 12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안을 발표한 것을 언급하면서 12조2000억원은 한국의 2022년 국방 예산의 20%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관세 때문에 동맹들이 자국 국방을 강화할 경제적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법에 근거해 대미(對美) 반도체 투자기업에 제공하는 보조금 폐지를 주장한 것도 문제 삼았다.보고서는 반도체법이 촉발한 투자의 다수는 한국과 대만 등 가까운 동맹국 기업의 투자라면서 반도체법을 폐기하면 중국에만 도움 된다고 주장했다.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개발처(USAID) 폐지 등을 통해 대외 원조 예산을 대폭 삭감한 탓에 미국이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도구가 사라졌다면서 이제 중국이 40개 이상의 국가에서 미국을 제치고 최대 양자 원조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실제 미국의 식량·의약품·교육에 중점을 둔 국제 원조 프로그램은 축소될 예정이다.반면 중국은 외교예산을 8.4% 증액했고, 세계보건기구(WHO)에 5억 달러를 기부했으며 국제교육과 문화교류 프로그램에도 수십억달러를 지속해서 쓰고 있다.중국의 지출에 대해 보고서는 평화봉사단을 확대하고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교육을 지원하던 미국의 과거 행보와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
- ▲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 진 섀힌 의원(뉴햄프셔). UPI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보고서는 중국이 대외 선전과 언론 조작에 연간 수십억달러를 쓰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정부 기구인 글로벌미디어국(USAGM) 산하의 관영매체인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자유아시아방송(RFA)을 폐지하려고 한 것도 문제 삼았다.보고서는 "중국은 남반구 국가들에서 외교적 영향력을 활용해 미국을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로 그려내고 있다"며 "지금까지 행정부는 미국이 중국의 선전에 대응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결론 내렸다.WHO를 비롯한 각종 국제기구 탈퇴도 국익에 반한다고 지적했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상위 대학과 유학생들을 겨냥한 정책을 시행해 미국에서 인재의 유출이 우려된다고도 밝혔다.민주당 간사인 진 섀힌 의원(뉴햄프셔)은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을 공격하고 미국의 외교 도구를 없애고 적들을 포용하면서 세계 모든 곳에서 후퇴하는 동안 중국은 영향력을 구축하고 관계를 확대하며 세계 질서를 자국에 유리하게 재편하고 있다"고 말했다.보고서는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의회와 시급히 협력해야 한다고 권고했다.특히 의회는 무역정책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을 거부하고 외교활동에 관해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또한 의회가 대외 원조·선전 기능을 복원하고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 미국의 관여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도 주문했다.이번 보고서에 대해 NYT는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지난 6개월간 이뤄진 소프트파워의 약화에 대해 처음으로 포괄적인 정치·정책 대응을 제시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뿐만 아니라 민주당이 트럼프 행정부 정책이 국가안보를 약화한다는 비판을 정당화하기 위해 중국과의 경쟁이라는 프레임을 적용했다는 데 주목했다.그런 이유에 대해 셰힌 의원은 NYT와 인터뷰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하나에는 동의한다. 그건 미국의 경제와 국가안보 미래에 가장 큰 위협은 중국과의 경쟁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취임한 이후로는 중국 대응과 관련해 조율된 전략적 대응을 약화하는 결정을 연이어 내렸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