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재건 포럼 주최자 조사 … 삼부토건 주가 급등 배경 집중 추궁
  • ▲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삼부토건이 입주한 빌딩에서 압수수색 중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삼부토건이 입주한 빌딩에서 압수수색 중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양용호 유라시아경제인협회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삼부토건 관련 의혹 조사에 나섰다. 

    8일 특검팀에 따르면 오전 10시 양 회장을 소환해 조사를 진행, 삼부토건이 지난 2022년~2023년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부상한 과정에 대한 수사 속도를 올리고 있다. 유라시아경제인협회는 삼부토건 급등 계기가 된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주최한 곳이다. 

    양 회장은 2023년 5월 23일 폴란드에서 개최된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 참석자다. 당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포럼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영리 사단법인인 유라시아경제인협회는 양용호 회장이 2018년 설립한 곳으로 정치·경제·문화적으로 전략적 가치가 높은 유라시아 지역에 대한 국내 인식 확대와 기업 진출 지원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당시 카자흐스탄 법무법인 AK그룹 회장이기도 한 그는 전문가 양성과 교육 및 자문, 현지 네트워크 지원 등을 사업목표로 내세웠다. 

    다만 양 회장을 둘러싼 행보는 순수한 비영리 활동을 넘어 경제적 이해관계와 연결된 정황으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2022년에는 유라시아경제인협회가 온종합병원, 그린닥터스재단, 우크라이나 지원 공동대책위원회와 함께 '우크라이나 인도적 지원 및 전후 복구 전략 세미나'를 개최했으며, 이후 우크라이나 국회의원들과의 면담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유라시아 협력이라는 명분 아래 정치적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해석되기도 했다.

    이후 2023년 5월 유라시아경제인협회는 삼부토건과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협회 주최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이응근 전 삼부토건 대표 등 정·재계 주요 인사가 참석하면서 삼부토건이 '우크라 재건 수혜주'로 분류돼 주가가 급등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같은 일련의 움직임은 KH건설, 삼부토건 등 일부 기업이 협회를 활용해 주가를 띄우려 했다는 시장의 의구심을 낳았다. 실제로 협약 체결과 포럼 개최 등의 소식이 보도될 때마다 관련 기업의 주가는 급등락을 반복했다. 

    KH건설은 2022년 5월 31일 보도자료 발표 이후 주가가 20% 넘게 뛰었고, 삼부토건 역시 같은해 6월 23일 하루 동안 30% 가까이 주가가 상승한 바 있다. 또한 2023년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부부가 그해 7월 우크라이나를 직접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재건 사업을 논의하면서 삼부토건 주가는 1000원대에서 5500원대로 급등했다.

    현재 삼부토건은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계기로 현지 지방자치단체와 각종 업무협약을 맺는 등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를 속여 주가를 띄운 후 보유 주식을 매도해 부당이익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양 회장을 상대로 유라시아경제인협회가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추진한 경위와 삼부토건이 사업에 뛰어든 과정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