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내, 그을음 속 경찰·소방 합동감식화재 건물 외부 유리창 산산조각 상태총무원 관계자 "감식 결과 수주 걸릴 듯"문화재 33점 무사 … 본당, 시민들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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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조계사 내 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한국전기안전공사 관계자가 검게 그을린 천장을 점검하며 화재 합동감식을 벌이고 있다. ⓒ정혜영 기자
서울 종로구 조계사 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화재가 발생한 지 사흘 만인 13일 경찰과 소방 당국이 현장 화재 합동감식을 벌였다.경찰과 소방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조계사 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현장 감식 작업을 진행했다.현장에는 종로소방서, 종로경찰서, 한국전기안전공사 소속 관계자 13명이 투입됐다. 서울경찰청 과학수사 차량 3대와 소방 차량 2대도 배치됐다.이날 기념관에는 화재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불이 난 건물 외부 유리창 10여 점은 산산조각 난 상태로 내부가 훤히 보일 정도였다.한국전기안전공사 소속 직원 2명은 화재 건물 내부에서 사다리를 설치한 뒤 손전등을 켜고 까맣게 그을린 천장을 자세히 점검하고 있었다. -
- ▲ 서울 조계사 화재가 발생한 지 사흘 만인 13일 오전 조계사 내부에 소방 차량이 투입돼 있다. ⓒ정혜영 기자
건물 가까이에서는 탄내가 나고 잿가루도 날렸다. 내부로 들어가려던 합동감식 관계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뒤 진입하고 있었다.소방 인력들은 합동감식이 진행되는 동안 헬멧과 마스크, 방호복 등을 착용한 채 건물 안팎을 오갔다. 이들은 건물 내부 도식이 그려진 문서를 손에 들고 있기도 했다.불이 난 건물 바로 옆에 있는 조계사 본당은 불교 신자들로 북적였다. 본당 내부에서 삼배를 하고 기도를 하는 시민들이 줄을 지었다. 인근 도로에는 관광버스 여러 대가 주차돼 있었다. 조계사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았다.현장에서 만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관계자는 "합동감식 결과가 나오기까지 수주 정도 소요될 예정"이라고 밝혔다.화재가 난 건물 내부에는 기념관에서 봄철 기획전이 진행 중인 탓에 국보 2건(9점), 보물 5건(9점) 등 유물 33점이 전시돼 있었다.이날 관계자는 "내부에 전시돼 있던 문화재 33점은 모두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옮겨졌다"라며 "불이 옮겨붙지 않은 수장고 쪽에 있던 것은 그대로 있다. 모두 안전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
- ▲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화재 합동감식이 진행된 가운데 관계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건물을 빠져나오고 있다. ⓒ정혜영 기자
앞서 지난 10일 오전 10시 22분께 조계사 불교중앙박물관 2층에서 조계종 중앙종회 개원식이 진행되던 가운데 불이 났다.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장비 35대와 인력 142명을 동원해 진화에 나섰다. 화재 발생 1시간 35분 만인 오전 11시 57분 완전히 진화했다. 불길은 조계사 본당 쪽으로는 확산되지 않았다.화재 발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당시 수리 중이던 천장 에어컨에서 불꽃이 시작됐다는 목격담이 전해졌다.이 불로 건물 내부에 있던 스님들과 시민 등 300여 명이 긴급 대피했고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경찰과 소방 당국은 합동감식 결과를 바탕으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