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협치 강조한 우상호 … 야당은 '조국 사면' 운 떼고 '입법 독주' 지적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야3당 지도부를 잇따라 예방해 여야 협치를 강조했다. '내란 극복'이라는 메시지를 공유하는 한편 이재명 대통령만을 위한 입법을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개혁신당에서 나왔다. 조국혁신당은 수감 중인 조국 전 대표의 사면 문제를 우회적으로 거론해 이목이 쏠렸다.

우 수석은 11일 오후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을 시작으로 천하람 개혁신당 대표 대행,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대행을 만나 국정 운영에 대한 야당과의 협치 의지를 피력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내란 극복 과정에서 시민들이 사회 대개혁을 하라는 염원이 계속 분출됐다"며 "대통령 직속 사회대개혁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으로써 응원봉의 민심을 오롯이 받아내리라 믿는다. 그 과정에 저희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행은 "우리가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지금 대한민국이 제자리를 찾고 있는 와중이고 무엇 하나 노력 없이 되는 것이 없는 가운데 수석이 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아 축하하는 동시에 어깨가 무거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석은 역대 다른 정무수석에 비해 월등한 경험과 협치의 실력을 발휘해 국회와 대통령을 잇는 가교 역할을 잘해주리라 기대한다. 이제는 대립이 아니라 상생의 정치를 열어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우 수석은 수감 중인 조국 전 대표를 언급하며 "개인적으로도 저와 절친했던 사이고 지금 아픈 과정을 겪고 있다. 위로 말씀을 드린다"면서 "대선 과정에서 저희가 여러 정당, 특히 혁신당에 했던 약속 목록을 잘 갖고 있다. 약속을 지키고 함께 하겠다는 마음 자체는 변함없다"고 화답했다.

김 대행이 조국 전 대표의 사면을 촉구하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재관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이들의 비공개 면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김 대행이 정치 검찰로 인해 피해를 본 분들에 대한 회복이 필요하다고 전달했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조 전 대표의 사면을 요구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정치검찰 피해자들의 회복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면서도 "형이 확정된 분들에 대해 사면이나 복권의 방법이 있을 수 있겠다"고 말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우 수석에게 "과거에 민주당에 있을 때 '수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말라고 일갈했던 것을 똑똑하게 기억하고 있다"며 "팬덤 정치의 폐해를 이번 이재명 정부에서 끊었으면 좋겠다"고 직언을 쏟아냈다.

천 대행은 이 대통령을 겨냥해 "팬덤과 지지층을 벗어나서 보다 넓은 차원에서 대한민국 전체의 국익을 추구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그것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것이 결국 인선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의 과거 변호인이나 대리인이 대통령실에 인선이 되고 있다"며 "특히 헌법재판관 후보자로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만을 위한 입법은 이번 기회에 좀 멈추는 것이 어떻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법 제도 개혁을 국회에 맡겨 놓을 것이 아니라 범정부적인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우 수석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 젊은 세대가 이준석 후보를 지지하는 모습을 보며 민주당이 좀 배워야 하겠다는 반성과 성찰이 있었다"면서 "오늘 주신 말씀도 잘 정리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겠다"고만 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이재명 정부가 야당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국회와 적극 협력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다행스럽다"고 환영했다. 그러면서 "시민사회와 제정당이 참여하는 거버넌스 체계인 사회 대기업 위원회를 출범하고 심증 협의를 추진해 나가기로 했던 약속이 조속히 이행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우 수석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 진보당의 당원 동지들이 헌신적으로 활동해 준 게 대선 승리에 큰 도움이 돼 감사 인사를 전한다"며 "사회 대개혁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동의하고 협약도 맺은 바 있다. 사회대개혁위 구성도 다시 대통령에게 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