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계 "구태 정치 퇴장해야" 지도부 압박사퇴에도 '3대 특검법' 놓고 갈등 여전민주당은 방탄입법·사법 장악 드라이브"국민의힘 대여 공세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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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권성동 전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 21대 대통령 취임 선서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뉴데일리 DB
제21대 대선 패배 원인으로 지목된 국민의힘 당내 갈등이 대선 이후에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당권 경쟁을 둘러싼 계파 간 알력 다툼이 오히려 심화돼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독주에 맞설 야당 본연의 태세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로서 저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 저부터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겠다"며 사의의 뜻을 밝혔다.국민의힘은 6·3 조기 대선 패배 후부터 당내 계파 갈등이 뚜렷하게 표면화 됐다. 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권 원내대표를 비롯한 친윤석열계 지도부에 대한 사퇴 압박이 거세게 제기된 것이다.지난 4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대선 결과에 대해 "국민께서 '불법계엄'과 '불법계엄 세력을 옹호한 구태 정치'에 대해 단호한 퇴장 명령을 내리신 것"이라고 밝혀 당내 친윤 지도부를 정면으로 겨냥했다.박정훈 의원도 "'국민이 놀랄 변화'를 약속하고도 지키지 못한 김용태 비대위는 즉시 해체하고, 대선판을 협잡으로 만든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책임론의 표적이 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권 원내대표는 침묵을 이어오다 결국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어 김상훈 정책위의장과 일부 비상대책위원도 잇따라 사의를 표명했다. 이달 말까지 임기가 남은 김 비대위원장은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그러나 지도부의 사퇴 표명 이후에도 계파 간 갈등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분열'과 '계파 갈등'을 언급하며 사의를 밝혔지만 비공개로 전환된 의원총회에서는 대선 패배 책임을 둘러싸고 충돌했다.조경태 의원은 비공개 전환 10분도 채 되지 않아 회의장을 박차고 나왔다. 그는 "우리 당이 이번 대선에서 왜 패배했는지에 대한 원인 분석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의원들이 있다. 그것이 다수라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조 의원은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실천적 반성과 행동이 부족하다며 국민의힘의 소극적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내란특검법, 김건희특검법, 채상병특검법 등 3대 특검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당론화하는 움직임에도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그는 "비상계엄이 잘못됐다는 것을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보여드려야 함에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국민께 대단히 송구하다"고 말했다.친한계 인사로 분류되는 한지아 의원도 5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당내 친윤계를 향해 "구태 세력"이라고 지적했다.그는 "이번 참패의 원인은 구태 세력에 있다"며 "퇴행적인 행태를 전략적 언사로 포장했을 뿐이다. 이들이 선거를 진두지휘한 만큼 국민께 표를 부탁드리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개혁과 혁신의 출발은 최소한 원내대표와 지도부의 사퇴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반면 당 안팎에서는 "지금 당이 집중해야 할 것은 당권 다툼이 아니라 민주당의 입법 독주에 맞설 대여 공세"라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체제 출범 이후 민주당은 '대법관 증원법'을 법사위 소위에서 단독 처리하며 사법부 장악 논란을 일으켰고, 이른바 '이재명 방탄입법'이라 불리는 각종 사법 개편 법안 처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그러나 국민의힘은 이에 대한 실질적인 대응은커녕 내부 권력 다툼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한 중진 의원은 "갈등을 치유하고 당을 재정비할 시간에 오히려 상처를 덧내는 소모적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며 "책임론을 따질 시간도 필요하지만 지금은 야당으로서 역할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그러면서 "국면 전환을 위해서는 민주당의 입법 독주에 맞선 대여 공세를 강화해야 하며 계파 간 내분이 장기화될 경우 당은 더 깊은 내홍에 빠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결국 국민의힘이 내부 수습과 외부 대응을 병행하지 못하면 대선 패배에 이어 장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한 원로 의원은 "지금은 싸울 때가 아닌 단합할 때"라며 "당을 재건할 방안을 논의해야 할 시점에 당권을 놓고 싸우는 모습은 국민을 더욱 실망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