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헌법연구관 역임 황도수 교수, 대법 '속도전'에 "매우 잘하는 일""국민 관심사는 李 자격 유무 … 후보 등록 전 대법이 밝혀야""대법, 파기자판 할 것… 판결 늦으면 의미 없어""李, 대통령 당선 시 '헌법 84조'로 재판 멈춘다""李 당선 후 판사 심리 진행하면 민주, 판사 탄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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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심리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정국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는 5월 11일로 예정된 정식 후보 등록 전 반드시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저명 헌법 전문가의 제언이 나왔다.11년 간 헌법연구관을 지낸 황도수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4일 뉴데일리와의 특별 인터뷰에서 "국민의 관심사는 이 후보가 입후보 자격 여부"라며 사법부의 조속한 판단을 촉구했다.대법원은 이날 이 후보에 대한 상고심 전원합의체 속행 기일을 연다. 지난 22일 첫 합의기일을 진행한 지 이틀 만이다. 당시 대법원은 이 후보 사건을 2부에 배당한 직후 전원합의체로 회부한데 이어 첫 심리까지 진행했다.6·3 대선을 40여 일 앞두고 대법원의 심리가 이례적인 보폭으로 진행된 셈이다. 이에 따라 유력 대권주자인 이 후보의 정치 행보에도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황 교수는 "대법원이 매일매일 심리를 하더라도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5월 11일 전에 판결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그의 5가지 형사재판이 중지될 것을 우려한 것이다. 이 후보는 현재 ▲공직선거법 ▲대장동·백현동 비리 ▲불법 대북 송금 ▲위증 교사 ▲법인 카드 사적 유용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대법 판결, 대선 전 나와야 … 파기자판 할 것"황 교수는 먼저 대법원이 이 대표 사건을 신속하게 심리하는 것에 대해 "대법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그는 "5000만 국민에게 꼭 필요한 사건, 중요한 사건을 먼저 처리하는 게 대법원이 존재하는 이유"라며 "판결이 너무 늦게 나오면 소용이 없다. 가장 정확한 시간에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이 대표가 출사표를 던진 6·3 대선 전에 대법원 판결이 나와야 한다는 취지다. 황 교수는 "대통령 선거가 39일 밖에 안 남았는데 국민의 관심사는 이 후보가 입후보 자격이 있느냐 없느냐 문제"라며 "이를 밝혀줄 곳은 대법원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이어 "대법원이 해결하는 건 너무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헌법학자로서 매우 잘하는 일이라고 평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황 교수는 이 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납득할 수 없다며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파기자판을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원심 판결을 깨고 형을 직접 정해 선고해야 한다는 것이다.앞서 1심은 이 후보에게 피선거권 박탈형인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지만 2심은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후보의 '김문기 모른다' 발언과 '국토부의 협박에 따라 백현동 부지의 용도지역을 변경했다'는 발언이 의견 표명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황 교수는 "1심과 2심에서 충분히 증거를 수집했고 새로운 증거도 없을 것"이라며 "법리에 대한 검토도 대부분 다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충분히 대법원에서 재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 ▲ 대법원. ⓒ뉴데일리DB
◆"李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단' 막을 수 없다"황 교수는 대법원이 이 후보 사건 심리를 서두르는 이유에는 이 후보의 헌법 84조 해석도 있다고 분석했다. 대통령은 헌법 84조에 따라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한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는다.'소추'에 대해선 법조계 의견이 분분한 실정이다. 검찰 기소까지만 해당한다는 의견과 재판도 포함된다는 의견이 대립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후보는 지난 2월 한 방송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재판이 정지되는 게 다수설"이라고 주장했다.황 교수는 이 후보의 발언을 비춰봤을 때 그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그의 재판도 중단될 것이라고 봤다. 또 이 후보의 '재판 중단' 주장에도 불구하고 판사가 심리를 진행한다면 더불어민주당이 탄핵에 나설 것이라고 관측했다.황 교수는 "헌법 84조에 대한 학자들의 생각이 다 다른데 당사자는 '모든 형사 재판이 중지된다'라고 주장한다"며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재판은 중지될 가능성이 높다. 판사들이 반대하더라도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그는 "만일 사건을 맡은 판사가 재판을 진행하면 헌법 위반이라고 탄핵 소추하지 않겠나. 그럼 직무가 정지될 거고 재판 진행도 못 할 것. 그럼 다른 재판부도 재판 못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5년 동안 이재명에 대한 모든 형사 재판이 중지된다"며 "사법부가 실질적으로 헌법 84조를 해석할 기회도 얻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황 교수는 "국민이 바라는 법대로 처리되지 않고 정치적으로 처리될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시법부에도 중요하고 국민에게도 중요한 판결"이라고 힘줘 말했다.한편 황 교수는 1989년부터 1999년까지 11년간 헌재 헌법연구관을 지냈다. 이후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상임집행위원장 등을 맡은 헌법 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