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폐렴으로 입원 후 2개월 요양 권고에도 일정 강행선종 전날 美 부통령 접견·부활절 미사까지부활절 당일 군중 앞에 설 것 고집…"마지막 직감한 듯한 모습"
  • ▲ 20일(현지시각)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부활절 미사를 마친 후 군중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출처=APⓒ연합뉴스
    ▲ 20일(현지시각)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부활절 미사를 마친 후 군중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출처=APⓒ연합뉴스
    21일(현지시각)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숨을 거두기 전날 부활절 미사 참석과 군중과의 만남을 고집하며 대중 곁을 마지막까지 지키다 떠났다. 

    BBC와 더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교황은 올해 초 심각한 폐렴으로 치료를 받고 지난달 23일 퇴원 후 최소 2개월의 요양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권고를 받았으나 이를 거부하고 외부 활동을 재개했다.

    특히 선종 전날인 이번 부활절 당일, 교황은 직접 군중 앞에 설 것을 고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지켜본 이들은 교황이 마치 자신의 '마지막 순간'을 직감한 듯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앞서 교황은 퇴원 후, 갓 2주가 지난 이달 6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등장해 첫 공식 석상에 섰다.

    이후 13일 부활절 직전 일요일인 종려주일을 맞아 다시 성 베드로 광장에 나가 2만여명의 군중 앞에 등장했다.

    이어 17일에는 매년 소화한 일정을 위해 로마 레비나 코엘리 교도소를 방문해 재소자와 직원들을 만났다. 예수가 죽기 전 제자들의 발을 씻어줬던 의식처럼 교황은 평소 재소자들의 발을 씻어줬으나 올해는 그러지 못 할 상황이라며 미안함을 전했다.

    부활절 당일 오전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의 산타 마르타 처소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이는 교황의 마지막 외교 일정이 됐다.

    이후 바티칸의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부활절 미사에 참석한 교황은 미사 후반 신도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 라틴어로 '로마와 전 세계에'라는 뜻)'라는 강복을 전했다.

    이어 교황은 디에고 라벨리 대주교가 대독한 연설문을 통해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날 교황은 육성으로 "사랑하는 형제자매들이여, 행복한 부활절을 기원한다"고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다.

    다수의 이탈리아 현지 언론들은 이날 교황이 말하는 것을 힘들어하고 얼굴에 고통스러운 표정이 떠오르곤 하는 등 그의 건강이 심각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교황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군중 속으로 들어가 아기들의 손을 잡고 이마를 만지는 등 축복을 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날 그가 손을 흔들며 전한 작별 인사는 마지막 순간까지 대중 속에 있고자 했던 교황의 영원한 마지막 인사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