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中 국부펀드, 정부 압력에 美 사모펀드 투자 중단"투자 약속 건도 철회 잇따라대체 투자처로 떠오르는 유럽·일본
  • ▲ 미국 달러화와 중국 위안화. 출처=AFPⓒ연합뉴스
    ▲ 미국 달러화와 중국 위안화. 출처=AFPⓒ연합뉴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중국 국부펀드들이 미국 사모펀드 투자에서 손을 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투자공사(CIC) 등 중국 국부펀드가 수주전부터 미국 사모펀드에 대한 신규 투자를 중단했다. 이는 중국 정부의 압력에 따른 조치이며, 미국 기업에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해외펀드까지 투자 중단 대상에 포함됐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미 투자 약속을 한 건도 최종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 투자 철회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국부펀드들은 미국이나 유럽 기업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모펀드 투자 방식으로 수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실시해왔다. CIC 등 중국 국부펀드들이 지난 수십 년간 블랙스톤, TPG, 칼라일그룹 등 미국 대형 사모펀드에 투자한 금액은 수십억 달러에 달한다. 이에 힘입어 미국 사모펀드 업계가 4조7000억달러를 운용하며 글로벌 인프라 투자 시장을 주도하게 됐다는 평가다.

    글로벌 SWF에 따르면 CIC와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은 각각 1조3500달러와 1조달러의 자산을 보유 중이다. 2023년 기준, 이 가운데 약 4분의 1이 사모펀드 등 대체 자산에 투자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 방침으로 대미(對美) 사모펀드 투자를 중단한 중국 펀드들은 투자 대안으로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유럽과 일본은 미국 주식과 국채를 대체할 수 있는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투자처다.

    한편, 캐나다와 유럽의 연기금 등 미국 사모펀드에 큰 비중으로 투자하던 다른 큰 손 투자자들도 미국에 대한 투자 계획 재고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조너선 그레이 블랙스톤 사장은 앞서 17일 실적 발표에서 "글로벌 투자자와 고객들은 지금 미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