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호선 혜화역 무정차 통과…승객-시위대 간 마찰탑승 지연에 시민 불편…서울교통공사, 긴급 대응"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타인에게 피해주는 일 없어야"
  • ▲ 전장연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 ⓒ연합뉴스
    ▲ 전장연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 ⓒ연합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년 만에 다시 지하철 시위에 나서면서 시민 불편이 초래되고 있다.

    시민들은 자신들의 주장과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타인에게 불편과 피해를 입히는 행위는 더는 없어야 한다며 단체 측에 자제를 호소하고 나섰다.

    전장연은 21일 아침 출근시간대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시위를 벌였다. 시위로 인해 열차는 해당 역을 정차하지 않고 통과했고 출근길 시민들의 불편도 이어졌다.

    전장연과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이날 오전 8시께 서울 4호선 혜화역 동대문 방향 승강장(5-4번 출입문 부근)에서 공동으로 '제62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벌였다.

    시위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들은 휠체어를 열차 안에 고정시켜 열차 출발을 지연시켰고 이로 인해 출근 중이던 승객들과 시위대 간에 언쟁이 벌어지는 등 현장은 한때 혼잡해졌다.

    서울교통공사는 "특정 장애인 단체 시위로 인해 4호선 당고개 방면 전동열차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고 안내했다.

    이어 9시 3분께부터는 전장연 시위의 영향으로 혜화역에 정차하지 않고 통과하는 열차 조치가 시행됐다.

    서울교통공사는 "4호선 사당 방면 열차가 특정 장애인 단체의 열차 운행 방해로 인해 혜화역을 무정차 통과하고 있다"며 "해당 역을 이용하려는 승객은 인근 역에서 하차해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 달라"고 안내했다. 공사는 열차 운행 정상화를 위해 긴급 대응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시위는 혜화역 외에도 4호선 선바위역(경기 과천시), 7호선 오남역(경기 남양주시) 등에서도 시작해 국회의사당역까지 지하철을 이용해 이동할 계획이다.

    전장연 측은 해당 시위를 통해 장애인 권리 관련 7개 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휠체어 탑승 시도로 인한 열차 운행 차질 우려가 반복되면서 시민 불편에 대한 논란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한 시민은 "다른 사람들의 불편과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자신들의 이익 만을 위해 시위를 벌이는 행위는 너무 이기적"이라고 지적했다.

    시민 김모씨도 "공공의 불편과 피해가 발생하는 일은 적극적으로 단속해 애꿎은 사람들이 더이상 피해를 입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시위에 나선 단체의 입장도 이해가 가는 측면은 있지만 수많은 사람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방식은 무조건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 ▲ 특정장애인단체 불법시위 무정차통과 안내. ⓒ서울교통공사 홈페이지 캡쳐
    ▲ 특정장애인단체 불법시위 무정차통과 안내. ⓒ서울교통공사 홈페이지 캡쳐
    전장연의 출근길 시위는 2021년 12월 시작돼 지난해 4월 8일 61차를 마지막으로 중단됐다가 이날 재개됐다. 단체 측은 "1년 전 정치권이 약속했던 법안 통과가 지켜지지 않았다"며 시위 재개 배경을 설명했다.

    전장연은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을 겨냥한 비판도 이어가고 있다.

    단체는 성명을 통해 지난 15일 성명을 통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진정으로 약자 동행을 원한다면 62차 출근길 지하철을 타기 전에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 의지를 밝히라"며 "서울시가 관할하는 장애인거주시설에 3000명이 넘는 장애인이 수용돼 있지만 그들의 삶을 약탈한 데에 사과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날 시위가 끝난 후 전장연은 국회 본관 인근으로 이동해 '장애인권리정책 전달식'을 열 예정이다.

    한편 전장연은 전날 '장애인의 날'을 거부하고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이라는 명칭으로 이날까지 1박 2일 종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집회 및 농성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