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스비 연은 총재 "기업들 2~3개월치 재고 확보""앞당겨진 수요로 이번 여름 경제활동 둔화 전망"'관세 반영되는' 6월 이후 인플레이션 우려도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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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로스앤젤레스 항의 컨테이너.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미국 기업들이 본격적인 관세정책 시행을 앞두고 2~3개월 물량의 재고를 비축하며 경기가 인위적으로 부양되고 있지만, 이 같은 재고 축적 효과가 사라지면 올여름께 경제활동이 둔화할 수 있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원의 경고가 나왔다. 7월을 전후해 관세발(發) 인플레이션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20일(현지시각) CBS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 "기업들이 재고를 비축하고 있고, 이 같은 갑작스러운 구매 열풍은 인위적으로 높은 수준의 경제활동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이어 "이런 종류의 선제적 구매는 (소비자보다) 기업 측에서 훨씬 두드러질 가능성이 크다"며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기업들이 60일, 90일간 버틸 수 있는 재고를 선제적으로 비축하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이로 인해 지금은 경제가 활발해 보이지만, 여름이 되면 앞당겨진 수요로 인해 급격히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굴스비 총재는 특히 자동차부문에서 기업들이 수입부품을 대량 비축하고 있다고 전했다.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2일 수입차 관세 발효에 이어 다음 달 3일 자동차 부품 관세 발효를 앞두고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자동차 부품을 수입, 재고를 축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특히 기업들은 미국이 총 145%의 관세를 부과한 중국에서 자동차 부품, 전자 부품, 고가 소비재 상당수를 수입하고 있어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미국은 모든 교역국에 기본관세 10%만 적용하고 국가별 상호관세는 90일간 유예했지만, 중국에는 상호관세 125%와 '펜타닐 관세' 20%를 합쳐 총 145%의 관세를 매기고 있다.굴스비 총재는 "이번 조치는 기업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컸고, 많은 기업이 이에 따른 운영상 충격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관세 조치를 일부 유예하면서 "그 (기간) 안에 주요교역국들과 협상을 타결할 것"이라고 낙관했지만, 굴스비 총재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90일 뒤 관세가 어떻게 적용될지, 얼마나 클지 아직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기업들의 재고가 소진되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때문에 시장에서는 올여름 경기 및 인플레이션 지표를 주목하고 있다. 관세 본격 발효 전 확보해 둔 재고가 떨어지면, 기업들이 6월께부터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확대로 소비자가격 인상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미국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미국 자동차 딜러들의 평균 재고량은 89일치다. 6월이면 재고가 동이 난다.드래곤 글래스웨어의 맷 롤런스 CEO는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에 "145%의 대중(對中) 관세를 납부하면 소비자가격을 최소 50% 인상해야 해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이달 초 언론 인터뷰에서 "대부분 기업이 관세 시행 전 확보해 둔 30~60일 분량의 재고가 있어 4월보다 6월 가격(상승)을 얘기하게 되는 상황"이라며 "현시점에서 지표는 견고하지만, 우리가 보는 일부 변화는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대비 2.4%를 기록, 2월 2.8%보다 큰 폭으로 둔화했다. 하지만 관세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재점화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