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위 GDP' 美 최대 경제 규모 지방정부의 소송개빈 뉴섬 "세계적 불법 관세로 가정과 업계 타격" 주장"관세, '일상의 위협' 수준 도달…법이 정한 대통령 권한 넘어"백악관 "캘리포니아 문제 외면하고 트럼프 대통령 막으려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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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로스앤젤레스공항에 도착한 후 영접 나온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와 이야기하고 있다. 250124 AP/뉴시스. ⓒ뉴시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과 거리를 유지해온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주 정부 가운데 처음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폴리티코 등이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의 미국 무역대상국들을 향해 전면적인 '불법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다.민주당 '잠룡'으로 분류되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는 이날 엑스(X, 옛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는 파괴적인 관세로 우리 생애에서 최대 규모의 세금 인상을 일방적으로 부과할 권한이 없다"며 "우리는 그를 법정에 세울 것"이라고 썼다.이 글과 함께 올린 영상에서는 "오늘 나는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캘리포니아주를 대표해 소송을 제기한다고 발표했다"며 "캘리포니아는 가장 큰 제조업 주(州)이자 전세계에서 가장 큰 무역 파트너 중 하나로,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세금 인상과 관련해 캘리포니아주보다 더 큰 영향을 받는 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뉴섬 주지사와 롭 본타 주(州) 법무장관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을 근거로 관세부과에 나선 점을 문제 삼았다.IEEPA는 미국 대통령에게 국가적 비상사태에서 특정 국가·단체 등과의 경제활동을 차단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앞서 미국이 북한, 이라크 등에 제재를 부과할 때 근거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무역적자가 "국가적 비상사태"라면서 이 법에 근거해 의회 승인 없이 관세를 부과해왔다.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과 그에 따른 경제적 타격 그리고 주식시장 하락이 법에서 보장한 대통령의 권한을 넘는 "일상의 위협"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이 뉴섬 주지사와 본타 장관의 주장이다.본타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의 관세는 불법"이라고 강조했다.미국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이의를 제기한 소송은 이번이 세 번째이지만, 미국 50개주 가운데 소송에 나선 것은 캘리포니아주가 처음이다.앞서 미국 원주민 부족 '블랙풋 국가' 부족원들이 캐나다에 부과한 관세에 반발해 소송을 냈고, 비영리단체 자유정의센터가 관세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들을 대신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캘리포니아주는 미국 내 최대 경제 규모를 보유한 지방정부라는 점에서 미국 언론들은 이번 소송에 더 주목하고 있다.캘리포니아주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14%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구는 4000만 명에 달한다. 캘리포니아주의 명목 GDP 규모는 미국, 중국, 독일, 일본에 이어 세계 5위 수준이다.캘리포니아주는 거대 기술기업이 밀집된 실리콘밸리를 품고 있는 동시에 미국 내 최대 농산물 산지이기도 하다.뉴섬 주지사는 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불법적인 관세정책은 물가를 높이고 고용을 위협하는 등 캘리포니아 기업과 경제, 가정에 대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며 "더 이상 이런 대혼란이 지속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는 미국의 가정들을 대신해 나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는 지금과 같은 파괴적이고 혼란스러운 관세를 모든 나라에 부과할 권한이 없다. 미국은 계속해서 너무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캘리포니아주가 미국 내 최대 생산량을 가진 주이자 전세계를 대상으로 무역을 하는 주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역사상 최대의 관세율을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지금의 사태로 최악, 최대의 피해를 입게 되었다고 지적했다.이어 "미국의 모든 수입품의 40%는 캘리포니아주의 두 항구를 통해 들어온다. 그리고 그중 50%는 중국에서 오는 수입품"이라고 부연했다.실제 '골든스테이트'라는 별칭이 붙은 캘리포니아주는 미국의 모든 주 가운데 가장 많은 외국 상품을 수입하는 곳이기도 하다. 6750억달러(965조원)의 쌍방향 수출입을 통해 주 전체에 수백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한편 블룸버그통신은 뉴섬 주지사가 2027년 초 두 번째 주지사 임기를 마친 뒤 2028년 차기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쿠시 데사이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에 대해 "뉴섬 주지사는 캘리포니아의 범죄, 노숙자 문제, 주거비 급등 등 진짜 문제는 외면한 채, 마침내 무역적자라는 국가적 비상상황을 해결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인 노력을 막으려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