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전망 3% 성장에서 하향…코로나19 이후 최대 폭 하락사무총장 "美-中 디커플링, 최대 우려…세계 GDP 7% 축소될 것"
  • ▲ 브라질 산투스항. 250401 AP/뉴시스. ⓒ뉴시스
    ▲ 브라질 산투스항. 250401 AP/뉴시스. ⓒ뉴시스
    세계무역기구(WTO)가 '트럼프 관세' 충격을 반영해 올해 글로벌 상품무역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WTO는 미국의 추가 관세 조치와 그에 따른 파급효과가 심화할 경우 세계 상품무역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 CNBC 등에 따르면 WTO는 16일(현지시각) 발표한 보도자료 '세계 무역 전망 및 통계'를 통해 올해 세계 상품무역 성장률이 0.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제시한 전망치인 3.0% 증가와 비교할 때 크게 후퇴한 수치다. WTO는 이번 주 초까지 시행된 관세 조치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세계 상품무역 성장률 전망도 기존의 '견조한 성장'에서 '감소'로 변경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철강·자동차 등에 25%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고, 무역상대국들을 상대로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했다.

    이후 국가별 상호관세는 90일간 유예하기로 했지만, 중국과는 보복성 관세 공방이 이어지며 양국간 일부 품목의 관세율이 100%를 넘는 상황까지 치달았다.

    WTO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시 중단한 상호관세를 전면 재도입할 경우 세계 상품무역 성장률은 0.6%P 추가 하락하고 그에 따른 파급효과로 추가로 0.8%P 감소할 수 있다"며 "이러한 영향을 합치면 총 1.5% 하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 이후 최대 폭의 교역 감소라고 WTO는 경고했다.

    WTO는 "최근 무역정책 변화는 전례 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이번 전망치는 평소보다 더 신중하게 해석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내년에는 2.5%의 완만한 회복을 예상했다.

    WTO는 최근 변화한 무역정책의 영향이 지역마다 크게 다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특히 북미 지역에서 수출 감소폭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올해 수출은 12.6%, 수입은 9.6%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의 경우 올해 수출과 수입이 모두 1.6%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은 수출 1.0%, 수출 1.9%로 각각 예상했다.

    또한 관세부과대상은 아니지만, 운송 및 물류 등 상품무역 관련 수요가 약화하면서 서비스무역 또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여행 및 투자 관련 서비스 지출도 위축될 수 있다.

    WTO는 상업 서비스무역이 2025년에 4.0%, 2026년에 4.1%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지만, 이 역시 종전 예상치인 5.1%와 4.8%보다 낮아진 것이다.

    2024년에는 세계 상품무역량이 2.9% 증가하고 상업 서비스무역이 6.8% 증가하면서 강력한 성장세를 보인 바 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WTO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세 전쟁으로 인한 전세계 상품무역 성장의 위축은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상품무역이 위축되면 이는 전반적인 GDP 성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무역 우려는 금융시장과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디커플링(decoupling, 탈동조화)이 가장 큰 우려라고 밝혔다.

    그는 "미·중간 디커플링은 세계 경제의 지정학적 분열을 초래해 양극화된 두 블록으로 세계가 쪼개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런 시나리오에서는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이 장기적으로 7% 축소될 수 있고 이는 매우 심각하고 실질적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