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젤렌스키 비판…"20배 큰 나라와 전쟁하며 미사일 달라고만""세 사람 탓에 수백만명 사망…'무능' 젤렌스키-바이든, 전쟁 시작 방치"'핵 협상' 이란에는 "가질 수 없다"…핵시설 타격 등 군사적 조치 가능성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나입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과 회담하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50414 AP/뉴시스. ⓒ뉴시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나입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과 회담하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50414 AP/뉴시스. ⓒ뉴시스
    미국이 우크라이나 영토를 분할해 소유권을 일부 넘기는 방안을 러시아와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각)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전쟁의 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젤렌스키 대통령과 삐뚤어진 조 바이든이 이러한 참사가 시작되도록 방치해 엄청나게 형편없는 일을 했다"며 "발발을 막을 아주 많은 방법이 있었다"고 적었다.

    자신이 아니라 바이든 대통령이 재임하고 있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전쟁이 발발했다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차례 발언한 것이다.

    다만 이번에는 젤렌스키 대통령까지 묶어 비난하고 나섰다. 특히 휴전 논의가 교착상태를 맞이한 상황에서 '전쟁을 시작했다'는 표현을 다시 사용하는 등 비난 수위를 높인 것이라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우크라이나전쟁 종식을 적극 추진했고, 지난달 11일 우크라이나와 30일간의 전면휴전에 합의했다. 다만 러시아와는 에너지시설에 한해 30일 부분휴전에 동의하는 것에 그쳤고, 그마저도 사실상 이행되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11일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 4개 지역 소유권을 러시아에 넘기는 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키스 켈로그 미국 우크라이나특사 역시 언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영토 분할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쟁 발발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 것은 이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반발을 예상하고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나입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과 회담에 앞서서도 "만약 바이든과 젤렌스키가 유능했다면 이 전쟁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젤렌스키는 유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그는 그저 더 지원해달라고만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언제나 미사일을 사는 데 혈안이 돼 있다"며 "전쟁이란 이길 수 있을 때만 시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신보다 20배는 덩치가 큰 사람을 상대로 전쟁을 시작해놓고(start a war) 누군가가 미사일을 손에 쥐여주길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전쟁 책임이 세 명에게 있다면서 "푸틴이 첫 번째라고 치자. 자신이 무슨 짓(what the hell)을 하는지 꿈에도 몰랐던 바이든이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는) 젤렌스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과 젤렌스키는 그것을 막을 수 있었으며 푸틴은 그것을 시작해서는 안 됐다"면서 "모두가 비난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국토의 25%가 사라졌으며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죽었다"면서 "이것은 바이든의 전쟁이며 나는 그것을 중단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죽음을 멈추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면서 "그 점에 있어서는 우리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조만간 아주 좋은 제안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월에도 다른 나라를 침공한 러시아가 아니라 우크라이나가 전쟁에 책임이 있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백악관 회담이 파국으로 끝나면서 양국간 갈등은 정점으로 치달았다가 젤렌스키 대통령이 고개를 숙이면서 갈등은 봉합됐다.
  • ▲ 러시아 미사일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수미주의 현장 모습. 250413 사진=블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엑스 갈무리. ⓒ연합뉴스
    ▲ 러시아 미사일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수미주의 현장 모습. 250413 사진=블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엑스 갈무리. ⓒ연합뉴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이뤄진 이란과의 핵 협상에 대해서는 "나는 그들이 찔러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란은 우리와 협상하고 싶어 하지만 어떻게 하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핵무기라는 생각 자체를 없애야 한다. 그들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이란의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선택지에 이란의 핵시설에 대한 군사적 조치도 포함되는지를 묻는 말에 "물론 그렇다"며 "만약 우리가 뭔가 거칠게 해야 한다면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다. 미국을 위해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위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2015년 미국·영국·중국·프랑스·독일·러시아와 핵 합의를 체결해 우라늄 농축도를 3.67% 이하로 제한하고 탄도미사일 개발을 8년간 중단하는 조건으로 경제 제재를 해제 받은 바 있다.

    하지만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가 핵 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 뒤 대(對)이란 제재를 복원하며 사실상 핵 합의가 무산됐고, 이란은 우라늄 농축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재집권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첫 임기 때 시행했던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 전략을 다시 가동하며 새로운 핵 협상을 이란에 압박해왔다.

    미국과 이란 대표단은 12일 오만에서 핵 협상을 위한 첫 대화를 나눴으며 19일에도 이탈리아 로마에서 회담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