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순방 나선 시 주석 … 美 관세 압박에 공동대응 강조"무역전쟁 승자 없다…베트남과 공급망 안정 필요"46% 초고율 관세 맞은 베트남 "中 제품 우회수출 막아라"
  • ▲ 지난해 8월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사진 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 지난해 8월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사진 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시각) 주요 교역국이자 '형제국'인 베트남 국빈 방문에 나섰다. 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로 인한 어려움을 함께 헤쳐나가기 위해 공급망 협력 등을 논의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트남 하노이를 찾아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등 베트남 지도부와 회담에 나선다. 이어 15∼18일에는 말레이시아, 캄보디아를 방문한다.

    이번 순방은 시 주석의 올해 첫 해외 방문이다. 베트남 방문은 주석 자리에 오른 후 네 번째다.

    베트남은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서 중국의 가장 큰 무역 상대국이자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미중 무역전쟁 최대 수혜국으로 꼽힌다.

    다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국가별 상호관세율은 초고율인 46%를 부과받았다. 중국산 상품의 대미 우회 수출 경로라는 판단 탓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베트남은 중국산 제품을 베트남으로 들여온 뒤 '베트남산'으로 생산국 표시만 바꿔 미국으로 수출하는 불법 환적 단속을 강화하는 등 미국으로부터 부과받는 관세율을 낮추는 데 주력 중이다. 또한 일부 중국산 철강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저가 물품에 대한 세금 감면 조치를 종료하는 등 중국산 저가 제품의 유입 억제에도 나섰다.

    반면 시 주석은 트럼프 행정부에 맞서 양국 공동 대응을 주창하고 있다.

    시 주석은 베트남 방문에 앞서 베트남 공산당 기관지 '년전(인민)' 기고문을 통해 "무역전쟁과 관세전쟁에는 승자가 없고, 보호주의에는 출구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자간 무역체제를 확고하게 유지하고, 글로벌 산업·공급망 안정을 유지하며, 개방적이고 협력적인 국제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과 베트남이 '운명공동체'라면서 "양국은 산업·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5세대 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녹색 발전 등 신흥 분야 협력을 확대해 양국 국민에게 더 큰 혜택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중국과 베트남을 잇는 3개 철도 노선 구축 사업, 스마트 항만 건설 사업에서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언급했다.

    이에 럼 서기장은 중국 관영 인민일보 기고문에서 중국 최고지도자 중 가장 많이 베트남을 찾은 시 주석이 "베트남의 진심 어린 동지이자 절친한 벗"이라고 화답했다.

    또 양국이 철도 노선 건설 등 주요 협력 프로젝트 실행에 집중해야 한다고 공감의 뜻을 나타냈다.

    부이 타인 선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은 베트남이 철도·농업 무역·디지털·녹색 경제 분야에서 중국과 협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으며, 양국이 여러 분야에서 협력하기 위해 약 40개의 합의에 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