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발표 후 첫 토요일, 애플서 카드결제 33% 급증물가 상승 우려에 美 전역서 생필품 사재기온라인서는 '생필품 사재기 쇼핑 리스트' 공유
  • ▲ 미국 버지니아주의 한 대형마트 판매대가 비어 있는 모습.ⓒ연합뉴스
    ▲ 미국 버지니아주의 한 대형마트 판매대가 비어 있는 모습.ⓒ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폭탄'을 던지자 미국 소비자들이 물가가 오르기 전에 가전제품과 생필품 등을 사재기하면서 신용카드 사용액이 급증했다.

    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어니스트애널리틱스의 카드 소비 데이터를 인용해 상호관세율 발표 이후 첫 토요일인 5일 애플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카드 소비가 지난 4주간 토요일 평균 대비 33%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미국 최대 건축자재 판매업체 홈디포에서 발생한 카드 소비는 10%, 가구 브랜드 RH에서 발생한 소비는 26% 늘었다.

    WSJ는 앞서 상호관세 발효에 따른 가격 인상이 나타나기 전 사재기 현상으로 인해 4월 미국인의 신용카드 사용 규모가 역대급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사재기 광풍은 관세가 불러온 경제 불확실성에서 기인한다. 시장에는 상호관세가 적용되면 수입품 가격 인상을 통해 관세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미국 소비자들이 1달러라도 저렴할 때 구매에 나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팬데믹 당시 발생한 공급망 불안 학습효과도 사재기 확산에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WSJ는 또 관세폭탄에 따른 물가 급등을 우려한 미국 소비자들이 마트와 수퍼마켓 등 소매점으로 몰려 들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에서는 '관세 부과 전 구매해야 할 필수품' 리스트가 공유되고 있다. 특히 휴지와 계란 등 생필품에 대한 수요가 폭증해 일부 대형마트는 이들 품목에 대해 1인당 구매 수량 제한에 나섰다.

    WSJ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6일 간 미국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반대 의견을 표한 응답자는 54%로 과반을 차지했다. 지지한다는 응답은 42%다. 응답자의 약 75%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큰 폭의 물가 상승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지난 1월 조사에서 반대 응답이 46%, 지지한다는 응답이 48%였던 것과 상반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