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일부 수출업체, 미국행 화물 해상에서 포기"선주·무역단체 "계약 위반, 신뢰 추락" 일제히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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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항만의 화물선.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45%의 초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일부 중국 수출업체들이 항해 중인 화물을 바다 위에서 버리는 극단적인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11일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한 수출업체가 미국행 화물을 해상에서 포기하고, 컨테이너까지 해운사에 반환한 사례를 보도했다. 이에 대해 홍콩 선주협회와 무역업계는 "극도로 비이성적인 대응"이라며 강하게 경고했다.윌리 린(Willy Lin) 홍콩선주협회 회장은 "이 같은 행위는 기업의 노력과 자금을 모두 잃는 자해 행위일 뿐 아니라, 계약 불이행으로 인해 보험금을 청구할 수도 없고, 수입업체나 고객에게 소송을 당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사례가 반복되면 중국 전체의 무역 신뢰도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린 회장은 특히 관세 납부 책임은 미국 바이어(수입업자)에게 있으며, 수출업자가 화물을 포기할 어떠한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수출업체가 '본선인도조건(FOB·Free On Board)' 하에 물품을 운송했다면, 관세 납부는 미국 바이어의 책임"이라며 “만약 바이어가 관세 납부를 거부할 경우, 중국 수출업체는 먼저 관세를 납부해 계약을 이행한 뒤 보험을 통해 손실을 회수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업계의 침착한 대응을 촉구했다.데니스 응(Dennis Ng) 홍콩중국제조업협회 부회장도 "화물을 버리는 건 결국 자기 발등을 찍는 격"이라며 "소송 리스크는 물론, 기업 평판에도 심각한 타격을 준다"고 말했다.다만 응 부회장은 수출업체들이 계약을 이행하느냐, 손실을 감수하느냐를 두고 혼란에 빠져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미국 바이어들이 10일 밤부터 선적을 보류했고, 저장 공간 부족과 현금 흐름 문제로 인해 화물을 오래 보관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우리 회사는 관세 충격을 줄이기 위해 유럽 시장으로 물품을 전환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특정 미국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지식재산권 보호로 인해 다른 나라에 전환 판매가 어렵다"고 덧붙였다.한편, 홍콩수출업자협회는 "홍콩 기업들의 미국 직접 수출은 크지 않지만, 중국 본토를 경유하는 경우가 많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협회는 또한 전자제품과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영향이 확대되고 있다며, 수출 다변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홍콩 정부는 이날 무역 전쟁에 따른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선적 전 리스크 보험 강화, 보험료 50% 할인, 무료 보호 기간 연장 등 중소기업 지원 방안도 함께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