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너스·고액 월급 등 강조하며 지원 유도젤렌스크 "中, 자국민 러시아군 합류 알고도 묵인"中 "자국민에 무력 충돌 가담하지 않도록 권고해왔어"
  • ▲ 중국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통되고 있는 러시아 군 용병 모집 홍보 동영상 갈무리.
    ▲ 중국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통되고 있는 러시아 군 용병 모집 홍보 동영상 갈무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할 중국인 용병을 중국 SNS를 통해 모집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0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중국 내에서 조직적으로 전투 인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중국 내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 등에는 러시아의 군 입대를 홍보하는 영상이 다수 유통되고 있다. 일부는 러시아 국방부가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정교한 선전물이고, 일부는 마치 워킹홀리데이를 소개하듯 개인이 제작한 콘텐츠다. 이들 영상은 입대 보너스와 고액 월급, 주거·의료 혜택 등을 강조하며 지원을 유도하고 있다.

    가디언은 "입대 보너스로 6만20만 위안(약 1100만3800만원), 월급은 1만8000위안(약 340만원) 수준으로 홍보되고 있다"고 전했다. "당신도 강한 남자인가? 이 길을 꿈꿔왔는가?"와 같은 자극적인 문구가 포함된 영상도 있다고 설명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체포된 중국 국적자 2명을 포함해 최소 155명의 중국인이 러시아군에 합류해 있다"고 주장하며, 중국 정부가 이를 알고도 묵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가 중국 SNS를 통해 체계적으로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정부는 자국민이 어떤 형태로든 무력 충돌에 가담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권고해왔다"며 러시아군에 합류한 중국인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무책임한 발언은 자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영상 콘텐츠가 수개월간 수십만 회 이상 공유되면서도 삭제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당국의 소극적 대응이 의심받고 있다. 중국의 SNS 플랫폼은 평소 민감한 정치적 주제에 대해 매우 신속한 검열을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디언은 또 러시아군에 합류한 한 중국 남성의 인터뷰도 소개했다. 그는 "중국군에서 복무했지만 실제 전쟁을 경험한 적은 없었기에 러시아에 관광비자로 입국한 후 입대했다"며, "전쟁의 참혹한 현실을 중국 국민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