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4%↓·다우 2.5%↓·S&P500지수 3.5%↓美中 무역갈등 고조에 투심 냉각베선트 美 재무 "특이 상황 없다…별일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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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증권거래소.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상호관세 90일 유예' 조치로 기록적으로 폭등했던 뉴욕증시가 단 하루 만에 다시 급락했다.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對中) 관세율이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높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미중 무역갈등 격화에 대한 우려가 재점화된 가운데 큰 폭으로 하락했다.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014.79포인트(−2.50%) 급락한 39,593.66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88.85포인트(−3.46%) 내린 5,268.05에, 나스닥 종합지수는 737.66포인트(−4.31%) 빠진 16,387.31에 각각 마감했다.전날 뉴욕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일부 국가에 대해 상호관세 적용을 90일 유예한다고 밝히면서 역사적인 폭등세를 기록했었다. S&P 500 지수는 하루 만에 9.52% 급등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역대 세 번째, 나스닥 지수는 12.16% 올라 두 번째로 큰 상승폭을 보였다.하지만 하루 만에 주요 지수가 다시 급락하며 전날의 상승분 상당 부분을 반납한 셈이 됐다. 시장을 뒤흔든 건 미국 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총 관세율이 앞서 발표된 125%에 더해, 합성 마약 펜타닐 대응 명목의 추가 관세 20%까지 포함돼 실제로는 총 145%에 달한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다.같은 날 발표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4% 올라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고 4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무역갈등 심화가 야기할 물가 반등과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전 업종이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에너지와 기술주 낙폭이 특히 컸다. 테슬라는 7.22%, 인공지능(AI) 반도체 대표주 엔비디아는 5.91% 급락했고, 애플(−4.23%), 메타(−6.74%), 아마존(−5.17%) 등 대형 기술주들도 줄줄이 하락했다.국제유가가 다시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엑손모빌(−5.55%), 셰브런(−7.57%) 등 주요 에너지 기업 주가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마이클 가펜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관세 유예 조치는 일시적인 숨통은 틔워줄 수 있지만, 근본적인 불확실성 해소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
- ▲ 베선트 미 재무장관.ⓒ연합뉴스.
이날 증시 급락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반응은 담담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오늘 주식시장에 어떤 특이한 것도 없었다"고 말하며 시장 반응을 일축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수치가 좋았고 유가는 하락했으며, 채권 시장은 성공적이었다"며 긍정적인 지표들을 강조했다.
상호관세 유예와 관련해선 "다른 국가들이 우리에게 최고의 제안을 가져올 것"이라며 "90일 내 미국은 매우 확실한 위치에 설 것"이라고 낙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주식시장 급락에 대한 질문에 "나는 그것을 보지 못했다. 두 시간 반 동안 이 자리에 있었다"고 짧게 답했다. 전날 '기록적인 반등'에 환호했던 그와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백악관 무역고문이자 '관세 책사'로 불리는 피터 나바로 역시 이날 CNN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제 역사상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며 “일부 후퇴는 자연스러운 되돌림(retracement)일 뿐”이라며 시장 급락에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는 “별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