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금리 급등하자 시장 불안 인정"금융시장, 이날 반등…유연할 수 있다"S&P500, 5년 만 최대 상승…다우-나스닥도 '쑥'"中, 보복해서 관세 인상…시진핑과도 합의할 것"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50331 AP/뉴시스. ⓒ뉴시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50331 AP/뉴시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대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 이유에 대해 관세에 대한 금융시장의 부정적인 반응을 고려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자동차 경주 선수들과 개최한 행사에서 상호관세를 유예한 이유를 질문받고서 사람들이 "약간 겁을 먹었다"고 답변했다.

    그는 '국채시장의 반응 때문에 관세를 유예했냐'는 질문에 "난 국채시장을 보고 있었다. 국채시장은 매우 까다롭다(tricky)"며 "내가 어젯밤에 보니까 사람들이 약간 불안해(queasy)하더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주식시장이 급락하는 가운데 국채 투매로 장기 국채수익률이 상승하면서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고조됐다. 트럼프 대통령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인정한 셈이다.

    상호관세가 본격 발효됐던 9일 13시 국채 10년물 금리는 4.5%까지 뛰어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율을 공개한 3일 새벽보다 0.35%P 높아진 것이다.

    국채 30년물 금리도 5%에 닿아, 같은 기간 0.5%P 가까이 급등했다. 만기에 상관없이 미국 국채금리가 뛰고 있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유예를 발표한 직후 주식시장은 급등했다.

    S&P500 지수는 9.52% 폭등해 5456.90P로 마감했다. 2008년 이후 단일 거래일 기준 최대 상승폭이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세 번째로 큰 상승폭이다.

    다우존스 지수는 2962.86P(7.87%) 급등해 4만608.45P로 거래를 마쳤다. 2020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하루 상승률을 기록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2.16% 상승해 1만7124.97P로 장을 마감했다. 2001년 이후 최대 상승폭이며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상승폭이기도 하다.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50312 AP/뉴시스. ⓒ뉴시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50312 AP/뉴시스. ⓒ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며칠간 "꽤 침울했던" 금융시장이 이날 반등했다면서 "그건 꽤 큰 변화다. 내가 생각하는 단어는 유연성(flexibility)이다. 유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유예 결정을 벽을 통과하는 방법과 비유했다.

    그는 "여기에 벽이 있고 난 벽을 통과할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난 통과할 것이다. 계속 가다가 보니 벽을 통과할 수 없다. 어떤 때는 벽 아래로 가거나, 돌아가거나,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관세 타격을 많이 입는 미국 기업에 대한 관세 면제를 고려하겠냐'는 질문에 "기업 성격상 더 강하게 타격을 입는 기업들이 있는데 우리는 그걸 들여다볼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어떤 기업들은 자기 잘못이 아닌데 다른 기업보다 관세 영향을 더 받는 산업에 있을 뿐이다. 그들에게는 유연성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하며 난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75개가 넘은 국가가 미국과 관세 문제를 협상하고 싶어 한다면서 "난 보복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90일 유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난 그들에게 '보복하면 관세를 두 배로 하겠다'고 말했고 그래서 중국에 그렇게 한 것이다. 중국은 보복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합의하고 싶어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뿐"이라며 "시진핑 주석은 자존심이 강한 남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과도 합의할 것이며 모든 국가와 합의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합의는 공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전세계 국가에 10% 기본관세(보편관세)를 부과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57개 무역파트너(56개국+유럽연합)에 10%보다 높은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를 부과한 국가에도 90일간 10% 기본관세만 부과하고, 중국에 대한 관세는 125%로 인상한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