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무부, TSMC→화웨이 'AI칩' 우회 판매 정황 발각제재대상 화웨이, 다른 中업체 통해 칩 들여온 듯거래 규모 최대 2배 벌금 부과 가능
  • ▲ 대만 TSMC 로고. 출처=로이터ⓒ연합뉴스
    ▲ 대만 TSMC 로고. 출처=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대만 TSMC가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인 중국 화웨이에 우회적인 방법으로 제품을 판매한 것이 드러나 미국에 최대 10억달러(약 1조4822억원)의 벌금을 낼 가능성이 있다고 8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화웨이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어센드 910B'에서 TSMC가 제조한 것과 일치하는 칩을 발견해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중국의 반도체 설계회사 소프고가 화웨이를 대신해 TSMC의 칩을 주문해 공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TSMC는 최근 수년에 걸쳐 소프고에 약 300만개의 칩을 판매했는데, 이 칩들이 화웨이에 제공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소프고가 주문한 칩들은 AI용으로 디자인 된 것이다.

    화웨이는 미국 상무부가 정한 제재 리스트에 포함돼 있다. 미국 정부의 허가 없이는 미국의 기술력이 들어간 첨단 기술이나 제품 거래가 불가능하다.

    로이터는 TSMC의 칩 제조 설비에 미국의 기술이 포함돼 있어 대만의 TSMC 공장도 미국 당국의 제재를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TSMC에 부과될 벌금은 최대 10억달러로 추산된다. 거래 규모의 최대 2배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규정에 따라 추정한 규모다.

    TSMC는 2020년 9월 이후로 화웨이에 납품한 적이 없고 미국 상무부에 협조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미국과 중국 사이의 관세 전쟁이 격화하면서 TSMC에 대한 미국의 압박 수위가 연일 높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TSMC를 겨냥해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으면 최대 100%의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일갈했다. 이에 더해 미국은 반도체 등 별도 항목에 개별 관세를 매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