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화당하원위원회서 연설"美, 관세로 큰돈 벌어…하루 20억달러""각국, 합의해달라고 애원…내게 아부해""세계평화 지켰으나 서울 등에 美 차 없어""멍청한 반도체법 없이 관세로 TSMC 투자유치"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국립건설박물관에서 열린 전국공화당하원위원회(NRCC)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50408 AP/뉴시스. ⓒ뉴시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국립건설박물관에서 열린 전국공화당하원위원회(NRCC)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50408 AP/뉴시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간 타국으로부터 당한 갈취(ripping)를 되갚겠다고 공개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각) 온라인 중계된 국립건설박물관 전국공화당하원위원회(NRCC) 연설에서 "많은 국가가 좌우에서 우리를 엄청나게 갈취했다"며 "이제는 우리가 갈취할 차례"라고 말했다.

    더 강해진 미국 우선주의 슬로건을 내걸어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캐나다·멕시코·중국을 시작으로 세계 교역상대국에 전방위적 관세 폭탄을 던지고 있다.

    이날은 중국을 상대로 기존 34% 상호관세율을 50% 인상해 84%로 개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다. 이로써 트럼프 2기에 부과한 대(對)중국 추가 관세는 총 104%가 됐다.

    그는 "우리는 관세로 큰돈을 벌고 있다"며 "하루에 20억달러(약 2조9688억원)"라고 주장했다.

    관세발(發) 글로벌 통상전쟁에 대해서는 "이것은 전쟁이 아니다"라며 "여러 국가가 우리를 보기 위해 오고 있다. 그들은 협상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9일부터 중국에 104%의 관세가 부과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다른 나라들은 관세를 내고 있으며 지금 중국은 104%를 내고 있다"면서 "104%를 생각해보면 터무니없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들은 많은 미국 아이템에 100%나 125%를 부과했다"고 주장했다.

    중국만이 아니라 다른 국가도 자국을 이용해 부를 얻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국가의 이름을 "50곳은 댈 수 있다"며 "바이든(전 대통령)은 한 곳도 대지 못했다"고 했다.

    각국이 관세 때문에 자신에게 합의를 애원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각국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제발, 제발 저와 거래를 해주세요. 무엇이든 할 거예요"라고 애걸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내게 아부한다(kissing my ass)"는 노골적인 표현까지 쓰면서 "합의를 하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고 자신의 관세 위력을 과시했다.

    아울러 "외주 생산과 외국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은 내 일이 아니다"라며 "외국 기업이 한 일은 끔찍하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따라잡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나는 아메리칸 드림을 수호해야 한다"며 "미국 국민을 수호해야 한다. 그게 나의 일"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이 50년간 갈취당했다면서 "더는 용인할 수 없다"고 재차 말했다.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국립건설박물관에서 열린 전국공화당하원위원회(NRCC)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50408 로이터=연합뉴스.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국립건설박물관에서 열린 전국공화당하원위원회(NRCC)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50408 로이터=연합뉴스. ⓒ연합뉴스
    자국 자동차산업 부흥 의지도 재차 확인했다. 그는 "1950년 미국은 세계 차 생산을 지배했다"며 "전체 차의 75% 이상을 생산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70년간 미국 함정은 세계를 순찰했으며 미군은 평화를 지켰고 미국의 부(富)는 전세계를 부유하게 했다"면서 "우리가 모두에게 준 것에도 불구하고 여러분들은 베를린, 도쿄, 서울, 상하이에서 미국 차는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맥락에서 자신 취임 후 부과한 자동차·알루미늄·철강 관세를 언급하면서 "기업이 공장과 함께 우리 국가로 쏟아진다"며 "멕시코에서 공장 건설이 멈추고 미국으로 온다"고 했다.

    또 "우리는 의약품에 대한 주요 관세를 매우 금방 발표할 것"이라며 "미국이 큰 시장이기 때문에 의약품(공장)이 다시 미국으로 몰려오고 중국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TSMC 등의 대미국 투자 발표를 거론하는 과정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지원법에 대해 외국 반도체업체에 보조금을 지원해도 해당 업체들이 돈만 챙기고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는다는 취지로 재차 비판했다.

    그러면서 TSMC 투자에 대해 "나는 돈을 주지 않았으며 멍청한 반도체법도 없었다"면서 "내가 한 것은 만약 이곳에서 공장일 짓지 않는다면 25%, 어쩌면 50%나 75%, 100% 등 큰 관세를 내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관세 기조에 대한 비판에는 "나는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며 "나만이 관세를 실현한 사람이다. 모두가 이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주에 여러분들이 관세에 대해 들은 날카로운 소리는 미국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가입으로) 9만개의 공장을 잃었을 때 그것에 대해 두 번 생각하지 않았던 악당 및 사기꾼과 같은 사람들"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또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관세에 대한 의회 통제 권한을 강화하는 법안을 낸 것과 관련, "일부 반란자(rebel) 공화당원"이라고 부른 뒤 "의회는 내가 하듯이 협상하지 못한다"며 "의회가 협상하게 되면 미국을 빨리 팔아먹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실패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관세 상황으로 인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라면서 "이것은 긍정적인 방식으로 전설적으로 될 것이며 우리는 중간선거에서 크게 이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그는 이날 중국을 상대로 한 50% 추가 관세 인상과 관련, "합의를 이룰 때까지" 효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중국은 오늘 통화를 절하한다는 발표를 했다. 그들은 (미국의 대중국) 관세를 환율로 조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게임은 그런 식으로 플레이해선 안 된다"며 "그것이 오늘 밤(9일 0시1분) 발효되는 중국 제품에 104%의 관세가 그들이 협상할 때까지 유효 되는 이유"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에 대해 "내 생각에 어느 시점에 그들은 협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