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 30년물 금리, 하루만에 23bp '껑충'…10년물 17bp↑트럼프, 中에 "보복관세 철회 안하면 50% 추가"中, '美 국채 대량 매도' 가능성…"금융시장 지진 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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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미국 국채 시장이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증시보다 오히려 채권시장이 더 크게 요동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던 미 국채의 지위마저 흔들리고 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하루 만에 23bp(1bp=0.01%포인트) 급등하며 4.62%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이 본격화한 2020년 3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국채 금리가 급등했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에서 채권 매도세가 강했다는 뜻이다.

    같은 날 10년물 금리는 17bp 오른 4.177%, 2년물은 11bp 오른 3.769%로 거래됐다. 모든 만기물에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레이더들이 이같은 국채 금리 급등을 설명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금리 급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예고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중국이 8일까지 34%의 보복 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9일부터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중 양국 간 관세 충돌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는 가운데, 경기 침체 우려가 채권 시장에 직격탄을 날렸다는 분석이다.

    특히 시장은 중국의 '미국 국채 매도'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중국은 약 7610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를 보유한 세계 2위 보유국으로, 외국이 들고 있는 미국 국채의 약 10%를 차지한다. 만약 중국이 외환전쟁 수단으로 보유 국채를 매도할 경우 미국 금융시장에 '지진'과 같은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최근 극도로 불안한 시장 분위기로 인해 이달 예정된 미 국채 입찰에서 외국인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까지 겹치며, 채권시장 불안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